'에이스'여민지의 부활,WK리그 개막축포 작렬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5-03-17 07:00


여민지.

'여자축구 에이스' 여민지(22·대전스포츠토토)가 돌아왔다. 2015년 IBK기업은행 WK리그 개막 축포를 쏘아올렸다.

여민지는 16일 서울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서울시청과의 WK리그 개막전에 측면 공격수로 출전했다. 전반 12분 정세화의 패스를 받아 골을 만들었다.

그동안의 아픔을 털어냈다. 여민지는 2010년 트리니타드토바고에서 열린 여자 청소년(17세이하) 월드컵 우승의 주역이었다. 8골을 넣으며 득점왕도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하락세였다. 2011년 무릎 십자인대 수술에 이어 2012년 발목 부상으로 10개월 이상 쉬었다. 유럽진출 대신 대학에 진학했다. 2014년 전체 3순위로 스포츠토토의 유니폼을 입고 WK리그에 나섰다. 본래 포지션인 원톱이나 섀도스트라이커가 아닌 측면 공격수로 뛰었다. 예전같은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골없이 1도움에 그쳤다. WK리그에서도 잊혀져 갔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도 나서지 못했다.

자존심을 구긴 여민지는 A대표팀에서 한을 풀었다. 11월 대만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예선에서 한을 풀었다. 괌을 상대로 1골, 홍콩을 상대로 4골을 뽑아냈다. 자신감이 붙은 여민지는 중국 4개국 대회와 키프로스컵까지 출전했다. 스코틀랜드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으며 부활 조짐을 알렸다.

대표팀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여민지는 선발로 출전했다. 피로 누적은 신경쓰지 않았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섰다. 움직임이 남달랐다. 스피드와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드리블로 상대 진영을 유린했다. 결국 개막골을 넣었다. 전반 13분, 대표팀 선배이자 동료인 박희영의 크로스를 이어받아 깔끔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2년차에 쏘아올린 WK리그 데뷔골이자 에이스의 귀환을 알리는 부활포였다. 전반 40분, 스포츠토토의 두번째 골도 여민지의 발끝에서 나왔다.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날카로운 크로스를 날렸다. 이를 팀동료가 헛발짓했다. 하지만 뒤에서 달려들던 지오바나가 마무리했다. 여민지는 전반 45분만 뛰고 교체됐다. 키프로스컵에서 이틀 간격으로 경기에 출전한 후 지난 주말 귀국한 에이스의 체력 안배 차원이었다. 여민지의 활약에 힘입어 스포츠토토는 서울시청을 2대0으로 눌렀다.

경기 후 여민지는 "1년만의 데뷔골"이라며 감격을 드러냈다 "지난해 골을 넣지 못해 개인적으로 속상했다.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마음으로 몸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소속팀이든 대표팀이든 나를 불러주는 곳이라면 최선을 다하겠다.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효창운동장=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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