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만나면 제대로 승부를 내고 싶다."
경기가 끝난 뒤 황 감독은 "홈에서 첫 경기를 패해 아쉽다. 안줘도 될 실점으로 분위기를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두 차례 치명적인 실수가 승부를 결정지었다. 후반 21분에는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김원일을 대신해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김준수와 골키퍼 신화용의 호흡 미스로 어이없이 울산 공격수 양동현에게 세 번째 골을 헌납하고 말았다. 1-3으로 뒤진 상황에서 한 골을 따라붙었지만, 포항은 또 다시 치명적 실수로 울산에 분위기를 넘겨줬다. 후반 33분 김신욱의 기습적인 중거리슛을 골키퍼 신화용이 공을 잡는 과정에서 뒤로 흘리면서 네 번째 골을 내주고 말았다.
베테랑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신화용 골키퍼에 대해서는 "화용이 답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너무 치명적이어서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 그러나 본인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지나간건 지나간 것이었다. 앞으로 팬들에게 보여준다면 충분히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격려했다.
이날 부상으로 결장한 김승대와 모리츠의 공백은 어느 정도 느꼈을까. 황 감독은 "(손)준호도 처진 스트라이커가 생소한 상황이었다. 좀 더 공격적으로 하기 위해 모험을 한 것이다. 김승대와 모리츠가 있었으면 괜찮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다. 그러나 황 감독의 눈에 개선점이 분명 보였다. 황 감독은 "지난시즌에 비해 짧은 패스가 줄었다. 상대가 직선적인 플레이를 하다보니 길고 짧은 패스를 적절하게 섞는 것이 필요했다"며 "스피드와 상대 공간을 노리는 움직임은 첫 경기보다 좋았다. 결국 속도 싸움"이라고 설명했다.
황 감독은 자존심을 구겼다. K리그 클래식 첫 원정경기이자 첫 '더비'를 경험한 윤정환 울산 감독에게 패했다. 황 감독은
"다음에 만나면 제대로 승부를 내고 싶다"며 설욕을 불태웠다.
포항=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