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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축구를 가지고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불편했다."
그 날이다. 서울이 14일 오후 2시 '절대 1강' 전북을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초대한다.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서울의 홈개막전이다. 1라운드에선 희비가 엇갈렸다. 전북은 안방에서 성남을 2대0으로 꺾은 반면 서울은 원정에서 울산에 0대2로 패했다.
그라운드는 굵직한 사생결단 스토리를 머금고 있다. 지난해 두 최 감독은 시작부터 정면 대립했다. 최용수 감독은 지난해 전북에 '절대 1강'이라는 꼬리표를 선물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1강의 소문의 진원지를 찾아보니 최용수 서울 감독이더라. 부잣집 도련님의 넋두리치고는 엄살이 심하다"고 꼬집었다. 최용수 감독의 전망대로 전북은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은 '절대 1강'이라는 평가 때문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상대 팀의 집중견제와 부담감에 시달렸다고 했다.
마지막 대결은 11월 2일 서울의 홈에서 열렸다. 반전이 있었다. 최강희 감독이 드디어 웃었다. 서울의 스리백에 맞서 처음으로 스리백을 가동하며 1대0으로 신승했다. 서울전 7경기 연속 무승(5무2패)에서 탈출했다. 그리고 한을 토해냈다. 최강희 감독은 최용수 감독의 전술을 비판했다. "서울이라는 팀이 홈인데도 적극적이지 않으면 결국은 전체적으로 경기가 느슨해질 수 밖에 없다. 우리도 비기고 싶으면 지지 않는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서울이 할 수 있는게 킥하고 백패스 뿐이었다는 걸 느꼈을 것이다." 최용수 감독으로선 충격이었다.
5일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이미 한 차례 설전을 벌였다. '꼭 이겨보고 싶은 팀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총구를 서로에게 겨누었다. 최강희 감독은 "작년에 서울에서 오랜만에 이겨봤는데 기쁨이 3배였다. 올해도 3배의 기쁨을 누리고 싶다"고 했고, 최용수 감독은 "마지막에 홈에서 한 번 패했는데 수비축구에 대한 가르침을 제대로 받았다. 가르침에 대한 학습효과를 보여주고 싶다"고 응수했다.
두 감독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올 시즌 첫 대결이다. 최용수 감독은 그 날을 잊을 수 없다. 12일 경기도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전북전 미디어데이에서 "각 팀마다 처한 상황이 틀리고, 지도자마다 철학이 다르다"는 말로 반박했다. "지난해 가르침을 받아 이번 경기는 더 강력한 수비축구를 할 수도 있다." 웃었다. 그리고 "휘슬이 울리는 순간부터 선수들 모두 전투적인 자세로 경기를 임할 것이다. 이번 경기서는 반드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강희 감독도 머리가 복잡하다. 하지만 선택은 정면충돌 뿐이다. 그는 전화통화에서 "서울은 울산한테 져서 정신 무장이 잘 돼 있다. 거기다가 홈개막전이다. 이동국과 에두 투톱을 훈련했는데 좋기는 하더라. 그런데 고민이다. 이 경기에 가동할지는 모르겠다"며 "서울은 비기려고 하면 경기가 쉽다. 이기려고 하면 어렵다. 시즌 초반이니까 일단은 우리 방식대로 하겠다. 피하지는 않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김성원, 이 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