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흔들리는 김동섭, '철밥통'은 없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3-08 14:52 | 최종수정 2015-03-09 08:54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영원한 주전은 없다.

선수는 실력으로 말한다. 이름값은 무의미 하다. 그라운드에서 자신을 증명하지 못하면 설 자리가 없다. 경쟁은 숙명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어도 안심할 수 없다. 경쟁자들은 매순간 눈을 빛내고 있기 때문이다.

성남 간판 공격수 김동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김동섭은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전북과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라운드에 후반 41분 교체투입 됐다. 그라운드를 밟은 시간은 고작 7분 뿐이었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는 히카르도 황의조 김두현이 이름을 올렸다.

시즌 전 김동섭은 히카르도와 호흡을 맞추는 투톱 내지 2선 도우미의 역할이 기대됐다. 원톱 터줏대감으로 상대 수비라인을 흔드는 위력을 십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김동섭은 지난달 24일(한국시각) 열린 부리람(태국)과의 2014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F조 첫 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그러나 무기력한 플레이 끝에 후반 18분 황의조에게 바통을 넘겼다. 황의조는 활발한 플레이 끝에 후반 42분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면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터닝포인트였다. 김학범 성남 감독은 3일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ACL F조 2차전서 김동섭 대신 황의조를 지목했다. 성남은 일본 축구 쿼드러플(4관왕)을 차지한 감바 오사카를 압도하며 2대0으로 완승했다. 김동섭은 이 경기서 후반 추가시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전북전에서도 역할은 조커였다. 김동섭은 2013년 성남 입단 후 두 시즌 연속 30경기 이상을 뛴 간판 공격수다. 자존심이 상할 법한 결과다.

김 감독은 지난해 9월 성남 부임 뒤 김동섭에 대한 신뢰를 이어왔다. 올 시즌도 표면적으로 김동섭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김동섭의 피지컬이 많이 좋아졌다. 공격진은 로테이션 플레이를 할 것이다. 김동섭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하지만 마냥 깨어나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 황의조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김두현 히카르도 등 나머지 공격자원들과의 찰떡궁합을 이어가면 신뢰도 변하기 마련이다.

시즌 초반 2경기에서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김동섭은 '약육강식'의 경쟁 한가운데 서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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