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을 넘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하지만 말 한마디, 한 마디에 가시가 돋아 있었다.
물론 '한 마리'는 시한부다. 그는 "ACL에서 16강에서 조 1위로 가는 것이 1차 목표다. 16강은 6월에 있다. 이때까지는 ACL에 집중할 것이다. 16강에 갈 때까지 K리그에서 6위내 즉 상위권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ACL 16강 이후부터 K리그에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최강희 감독의 '한 마리론'에 황선홍 포항 감독이 그 틈새를 파고들었다. 세 시즌 만에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 그는 "올해는 공격 쪽에 마음이 든다. 최강희 감독님이 한 마리만 쫓는다는데 나머지 한 마리는 우리가 쫓기로 하겠다"며 웃었다. 최용수 서울 감독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서울은 최근 올 시즌 우승 후보 전망에서 이름이 빠져 있다. 그는 "우승 경쟁권에서 멀어졌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은 인정한다. 다만 경쟁의 힘을 떠나 결속의 힘이 더 무섭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는 누구도 모른다"며 허를 찔렀다.
사연은 각양각색이었다. 기분좋은 기억, 징크스와 옛정 등이 교차했다. "작년에 서울에서 오랜만에 이겨봤는데 기쁨이 3배였다. 올해도 3배의 기쁨을 누리고 싶다.(최강희)" "머릿속에 FC서울 밖에 없다. 총력전을 펼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황선홍) "2008년 이후 한 번도 못 이기고 있다. 올 시즌 목표 하나가 서울을 이기는 것이다.(조성환)" "선수 시절 때는 최용수 감독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 이제는 돌려받아야 할 때다.(윤정환)" "최용수 감독과는 친구고, 볼도 같이 찼다. 서울은 관중이 많고 거기에서 이기면 자신감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최 감독에게는 큰 타격이고, 흥미로운 이슈가 될 것이다.(조진호)" 이밖에 노상래 전남 감독은 포항, 윤성효 부산 감독은 전북, 남기일 광주 감독과 김학범 성남 감독은 울산, 김도훈 인천 감독은 광주와 대전을 선택했다.
집중 화살을 받은 최용수 감독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공적이 된 것은 낯설지 않고, 책임감도 느낀다"고 했다. 이어 반드시 넘을 두 팀을 꼽았다. 포항과 전북이었다. 이런 가운데 서울은 사우디아라비아 알 샤밥과 계약이 해지된 박주영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2005년 서울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2008년 해외로 이적했다. 당시 K리그로 복귀할 경우에는 서울로 돌아오기로 합의했다.
최용수 감독은 "그 친구 기사가 나올 때 한 번씩 전화통화를 하는데 아직 (알 샤밥과의)계약이 남아있고 본인도 현명한 선택을 하려고 고민하고 있다"며 "워낙 잘하는 친구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영입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서울은 지난해 데얀에 이어 최근 에스쿠데로마저 이적했다. 공격수 수혈이 최대 현안이다. 최용수 감독은 "기존 선수들도 잘해주고 있지만 '한방'을 터뜨려줄 선수가 필요하다"며 "7월 이적시장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성급하게 일을 추진해 잘못된 선택을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용수 감독 뿐이 아니었다. 기선 제압을 위한 각 팀 감독들의 '입'은 쉬지 않았다. 현주소를 차근차근 설명하면서도 '필살기'는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기싸움은 끝났다. 이제 무대를 그라운드로 옮긴다. 그곳에는 말도 필요없고, 갱도 없다. 2015년 K리그가 드디어 세상에 나온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