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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개막 D-1]'가발에 친구까지' 1R 신경전 팽팽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5-03-06 08:32


5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K리그 클래식 2015 개막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각 구단 감독과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참가해 올 시즌을 앞둔 출사표와 각오를 밝혔다. K리그 클래식은 오는 7일 전북과 성남의 공식 개막전과 함께 시즌을 시작한다.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전북 최강희 감독과 성남 김학범 감독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홍은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3.05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이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과 성남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열전에 돌입한다. 뭐든지 첫 단추를 잘 꿰야한다. 1라운드를 앞둔 각 팀 감독들도 동상이몽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베이징 원정경기로 참석하지 못한 서정원 수원 감독을 제외하고 11명 클래식 감독들의 개막라운드 출사표를 엮었다.

전북-성남(7일 오후 3시·전주)

전북과 성남은 지난 시즌 FA컵 4강에서 만났다. 김학범 성남 감독은 '텐백'이라 불리는 밀집 수비를 들고나왔다. 0대0으로 비겼다. 승부차기 끝에 성남이 이겼다. 성남은 FA컵에서 우승했다.

양 팀 감독은 5일 미디어데이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김 감독은 이 경기에 대해 "개막전은 우리의 놀이터"라고 했다. 이어 "최 감독을 결장시키면 우리가 이길 수 있다. 숙소에 가두겠다"는 농담을 섞어가며 도발했다. 최 감독의 반격은 무서웠다. "도발하지 말고 머리부터 심고 와라"고 했다. 최근 머리숱이 많이 줄어든 김 감독을 노린 것. 최 감독은 "도발 노(No)! 가발 이식!"이라며 단호하게 말하며 설욕 의지를 밝혔다. 전북은 이재성과 에두, 에닝요 등 가동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모두 출전시킬 예정이다. 다만 부상 중인 이동국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최 감독은 "이동국의 몸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교체출전도 무리가 될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인천-광주(7일 오후 2시·인천)

인천과 광주는 유력한 강등후보다. 첫 판부터 단두대매치다. 승점 6점의 의미를 가진다. 이기는 팀은 상승세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미디어데이에서는 발톱을 숨겼다. 김도훈 인천 감독은 "챌린지서 보여준 광주의 조직력이 인상적이었다"고 했고, 남기일 광주 감독은 "유 현 골키퍼의 능력과 김 감독의 지략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물론 승리에 대한 의지까지 숨기지는 못했다. 김 감독은 "늑대축구로 무등산에 오르겠다"고 하자, 남 감독은 "개막전 무패행진"이라고 응수했다. 인천은 광주전 무패행진(2승4무) 중이고, 광주는 개막전에서 진적이 없다.

부산-대전(7일 오후 4시·부산)

부산과 대전의 경기 화두는 아드리아노와 부적이다. 윤성효 부산 감독은 "아드리아노를 막아야 한다"고 했다. 아드리아노는 작년 챌린지에서 27골을 넣으며 대전의 클래식 승격을 이끌었다. 재계약에 성공하며 올시즌에도 대전 유니폼을 입었다. 새롭게 거듭난 부산의 가장 큰 힘은 윤 감독의 부적이다. 조진호 대전 감독은 "윤 감독님의 부적이 무섭다"고 한 뒤 "부산은 조직력이 작년보다 좋아졌다"고 경계했다.


수원-포항(8일 오후 2시·수원)

포항의 설욕 의지가 강하다. 포항은 지난해 K리그 마지막 라운드 홈경기에서 수원에게 1대2로 졌다. 이 패배로 포항은 4위로 추락, 올해 ACL진출권을 놓쳤다.황선홍 포항 감독은 '복수혈전'이라 했다. 황 감독은 수원에 대해 "단점을 찾기가 힘들다. 멤버의 변화가 없어서 조직력이 좋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수원은 2경기를 이미 펼쳤다. 경기 감각이 좋다. 반면 우리는 경기 감각이 문제다. 전반전을 잘 버텨야 한다"고 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전날 열린 베이징 궈안과의 ACL 2라운드 경기 출전 관계로 미디어데이에 참석하지 못했다.

전남-제주(8일 오후 2시· 광양)

전남과 제주의 맞대결은 '개띠 더비'다. 노상래 전남 감독과 조성환 제주 감독은 1970년생 개띠 동갑내기로 친하다. 전남과 제주 모두 중상위권 전력이다.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손에 넣으려면 상대를 넘어야 한다. 냉혹한 현실 앞에 우정도 잠시 접었다. 노 감독은 "캐논 축구로 제주를(누르겠다)"고 했다. 조 감독은 강한 멘트로 화답했다. "본의는 아니다"고 말한 뒤 "하위스플릿, 친구야 네가 가라"고 말했다. 듣고 있던 노 감독은 조 감독을 황당하게 쳐다봤다.

울산-서울(8일 오후 4시·울산)

울산은 새 부대에 술을 담궜다. 조민국 감독은 경질하고 윤정환 감독을 데려왔다. 윤 감독은 일본 J2리그에 있던 사간도스를 J리그 선두권까지 이끌었다. 윤 감독의 첫 상대는 서울이다. 최용수 서울 감독과는 현역 선수 시절부터 동료이자 라이벌이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과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함께 뛰었다. 일본에서도 선수 생활을 했다.

최 감독은 "파란색 징크스는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울산은 파란색 유니폼을 입는다. 서울은 지난 시즌 울산과의 4차례 맞대결에서 1승1무2패로 부진했다. 이를 날려버리겠다는 의도였다. 이에 윤정환 감독은 "철퇴 축구 제 2막이 열렸다"고 응수했다. 강력한 철퇴로 최 감독의 도발을 응징하겠다는 뜻이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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