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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감독 "더 이상 상대 보지 않겠다", 속뜻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2-11 18:10



"더 이상 상대를 보지 않겠다. FC서울 만의 축구를 하겠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웃지 않았다. 하지만 홀가분한 그의 말에는 자신감이 서려 있었다.

FC서울의 2015년 키워드는 성적이 아니다. 최 감독 스스로 부담을 지웠다. 2011년 취임 이후 매 시즌 성적이 화두였다. 2012년 K리그 챔피언을 시작으로 2013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 2014년 ACL 4강, FA컵 준우승, K리그 클래식 3위로 고공비행 했다. 하지만 갈증을 채우지 못했다. 매 시즌 변신을 거듭하면서 정상을 향해 달렸다.

2015년의 화두는 '초심'이다. 11일 구리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최 감독은 "승패에 일희일비 하지 않겠다. 땅을 봐선 안된다. 한 시즌을 보자고 선수들에게 이야기 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갈 길을 올곧게 가면 결국 행운이 올 것이며, 힘도 분명히 나올 것"이라며 "서울 팬들에게 과연 무엇을 보여줘야 하는 지 고민을 거듭했다. 매 시즌 초반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는 상대에 연연하지 않고 우리의 축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C서울은 2015년을 위해 괌, 일본 가고시마로 이어지는 동계 전지훈련 일정을 보냈다. 괌에서는 취임 이후 가장 치열한 체력 담금질을 했고, 가고시마에선 실전 위주로 팀을 다졌다. 연습경기 6전 6승의 결과를 쓰면서 '서울의 봄'을 노래했다. 최 감독은 "지난해를 돌아보면 성공, 실패도 아닌 애매함이 있었다"며 "부상자 없이 동계 전지훈련을 잘 마쳤다. 신나고 행복하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수비축구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지도자 인생 중 시도하고자 했던 것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시간을 보냈다고 본다. 후회는 없다"며 "올 시즌 FC서울이 가야할 길을 고민했고, 선수들과 행복한 순간을 보냈다. 빠르진 않아도 시간이 흐르면 우리만의 힘이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진정한 싸움은 8월 이후 시작된다. 누가 먼저 치고 나가더라도 개의치 않을 것"이라며 'FC서울 만의 지향점'을 재차 강조했다.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차두리는 올 시즌에도 상암벌을 수놓는다. 현역 연장과 은퇴를 고민했던 차두리가 K리그 팬들 앞에 1년 더 서게 된 것엔 최 감독의 공이 컸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사실 (차)두리에게 농으로 던진 말이었다. 감독 입장에선 선수를 만류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그런데 본인은 내 말을 진짜로 들은 모양"이라고 우스갯 소리를 했다. 그러면서도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차두리의 선택을 존중한다. 차두리는 그동안 네임밸류 만큼의 가치를 보여줬다"며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구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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