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굴 가격, 고등학교 리그서도 나오지 않는 일이었다."
우즈벡축구협회는 뒷수습에 나섰다. 현지에서 1차적으로 사과가 이뤄졌다. 우즈벡 감독 및 코칭스태프와 샴시디노프가 한국의 숙소를 찾아와 사과했다. 이어 우즈벡축구협회는 3일 대한축구협회에 사과 공문을 보내 해당선수의 엄중 징계를 약속했다.
그러나 현지에서 이뤄진 사과도 진정성이 의심스러웠다. 심상민은 "고등학교 리그에서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 대표팀간 경기에서 나왔다. 생각도 못한 일이 벌어져 아무말도 나오지 않았다"면서 "상대 선수가 숙소에 찾아와서 사과하기에 말이 통하지 않아 '오케이'만 해줬다. 그에 앞서 식당에서 과일을 접시에 담고 있는데 다른 선수가 먼저 찾아와 약을 올리는 식으로 사과해서 '내가 지금 과일을 접시에 담고 있을 때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불편했던 속내를 드러냈다. 심상민은 이후 동료들의 위로로 당시 상황을 잊고, 경기에 전념해 한국의 우승에 일조했다. 한국은 최종전에서 태국과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2승1무로 킹스컵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심상민이 이를 더욱 악물었던 것은 급성 백혈병으로 대회를 앞두고 귀국한 이광종 감독 때문이다. 이 감독은 고열 증세로 갑작스럽게 귀국한 뒤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선수단은 태국전을 앞두고 이 감독의 소식을 전해들었다. 큰 충격이었다. 마음을 다잡았다. 병마와 싸우고 있는 스승에게 우승컵으로 보답을 하고 싶었다. 심상민은 "연습할 때 팀 전체가 손발이 맞이 않아 걱정했지만 감독님이 아프시다는 소식을 듣고 더 열심히 뛰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광종 감독님이 항상 정신력을 많이 요구하셨다. 감독님도 정신력이 강하시니 병을 잘 이겨내실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