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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협 만난 박항서의 첫마디 "고생했어, 이제 주전 경쟁해!"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5-02-08 17:56 | 최종수정 2015-02-09 07:17


6일 경남 남해의 전지훈련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박항서 상주 감독. 남해=하성룡 기자

"정협이 고생했다. 한번 안아줄께."

휴가를 마치고 경남 남해의 전지훈련에 합류한 '군데렐라' 이정협를 본 박항서 상주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흘렀다. 숙소에서 포옹을 나눴다. 환영인사가 이어졌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이정협은 상주 동료들에게 '복귀 신고'를 했다. 박 감독과 선수들은 박수로 이정협의 복귀를 반겼다. 칭찬은 거기까지였다. 이제부터는 현실과 다시 만날 시간이었다.

박 감독이 이정협에게 '주전 경쟁'을 주문했다. 박 감독은 "대표팀에서 주전으로 뛰었다고 상주에서 주전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주전 경쟁이 더 치열하다. 전술 수행 능력을 보면서 주전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시즌 상주의 최전방 공격진은 화려하다. 장신 공격수 박기동을 비롯해, 한상운, 임상협, 조동건이 버티고 있다. 조동건이 전지훈련 중 부상을 했지만 박기동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정협이 주전으로 도약하기까지 많은 장벽을 넘어서야 한다. 박 감독은 전지훈련 기간동안 원톱과 투톱의 자리에 이정협을 투입해 경쟁력을 살펴볼 예정이다.그러나 한국 축구를 위해 박 감독은 한 가지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정협이는 최전방과 섀도 공격수 자리를 오갔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도 최전방 공격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대표팀에서 원톱 공격수로 인정을 받았다. 정협이와 한국 축구를 위해서라도 이제는 최전방 공격수로만 기용을 할 것이다."

박 감독은 이정협의 대표팀 경험이 상주와 이정협에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나 뿐만 아니라 축구 전문가들도 이정협의 발탁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골을 많이 넣고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정협이가 아시안컵을 통해 경기 운영 능력이 한 단계 성장했다. 국제무대에서 뛰었다는 자신감과 더불어 대표팀 선배들에게 많은 경험을 전해 들었을 것이다. 정협이나 상주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협이는 위치 선정이 뛰어난 선수다. 골장면을 보면 안다. 그러나 볼 키핑 등 기술적으로는 확실히 보완을 해야 한다. 좀더 완성된 공격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제자의 성장이 흐뭇하면서도 한편으로 걱정이 앞섰다. 대표팀의 경험이 독이 될 것을 경계했다. 그래서 박 감독은 이정협에게 칭찬과 동시에 경고성 메시지도 함께 전했다.

"대표팀에 다녀왔다고 어깨가 올라가면 혼날 것이다. 성격상 그럴 애는 아니지만 주변에서 계속 칭찬만하면 자기도 모르게 어깨가 올라간다.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또 한가지 걱정은 체력이었다. 그는 "2002년에 황선홍(포항 감독)이 '월드컵을 준비하는 6개월동안 리그 3년 뛴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얘기했다. 정협이도 아시안컵에서 몇 경기 안뛰었지만 반시즌을 뛴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빨리 회복을 하는게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남해=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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