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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호주 축구 결승전]'차두리 절친'기성용-손흥민 절실함이 빚어낸 극장골

기사입력 2015-01-31 20:21 | 최종수정 2015-01-31 20:21

손흥민
ⓒAFPBBNews = News1
기성용
ⓒAFPBBNews = News1

'차미테이터' 차두리의 은퇴 무대, 호주아시안컵 결승전, 절친 기성용과 손흥민은 누구보다 절실했다.

손흥민은 호주 입성부터 "'두리삼촌' 때문에 꼭 아시안컵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간절한 꿈을 밝혔다. 아시안컵이 '두리삼촌'의 국가대표 은퇴무대라는 점 처음부터마지막까지 절절한 동기부여였다. 차두리와 손흥민의 대표팀에서의 첫 만남은 4년전 아시안컵이다. 막내 손흥민은 차두리를 유난히 따랐다. 차두리는 자신처럼 잘 웃고 잘 우는, 솔직하고 열정적인 후배 손흥민을 유난히 아꼈다. 호칭은 처음부터 '두리삼촌'과 '조카'였다. 12살의 나이 차이를 훌쩍 뛰어넘어 '열정의 온도'가 같았다. 분데스리가, 축구, 독일어를 매개로 급속도로 친해졌다. 4년 전 카타르아시안컵에서 이영표 형한테 해드렸듯이 두리삼촌에게도 목마를 꼭 태워드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주장 기성용 역시 결승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막역한 인연 차두리를 떠올렸다. '기-차 듀오'라는 애칭처럼, 이들의 인연은 절친 그 이상이다. 2009년 12월 셀틱 유니폼을 입은 기성용은 2010년 7월 셀틱에 합류한 선배 차두리와 2년 가까이 한솥밥을 먹었다. 차두리의 집을 드나들며 가족같은 정을 쌓았다. 기성용은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두리형은 10년 넘게 대표팀서 활약했고 나와 셀틱서 호흡을 맞췄다. 내가 아는 두리 형은 피지컬도 좋고 발도 빨랐다. 셀틱에서 뛰었을 땐 공보다 더 빨랐을 정도로 스피드가 뛰어났다. 패스가 길어도 빠른 스피드로 받아냈다"는 찬사를 보냈다. "대표팀에서도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 등 많은 것을 이뤘다. 결승전은 두리형의 대표팀 은퇴 경기다. 기념으로 우승과 함께 헹가래를 해주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31일 호주아시안컵 호주와의 결승전, 0-1 패색이 짙어가던 후반 인저리타임, 두리형을 목마 태우겠다던 손흥민과, 두리형을 헹가래 치겠다던 기성용의 절실한 눈빛이 기어이 통했다. 왼쪽에서 공격이 전개된 상황, 타이트한 공간을 영리하게 뚫어낸 기성용의 패스를 이어받은 손흥민의 발끝이 빛났다. 페널티박스 왼쪽을 파고든 뒤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전광판을 껑충 뛰어넘어 대한민국 응원단 쪽으로 달려가 환호했다승부를 연장으로 넘긴 극장골이었다. 호주 아시안컵 최고의 순간, 기적같은 순간이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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