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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컵]'4강행의 키' 손흥민이 결국 터져야 한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5-01-21 06:08


ⓒAFPBBNews = News1

1대0, 1대0, 1대0, 그리고 8강에 올랐다.

호주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이 터닝포인트였다. 분위기는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결전이 또 기다리고 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22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각·멜버른)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막혀있는 한 곳이 있다. 그 곳이 터져야 한국 축구가 더 세차게 숨을 토해낼 수 있다. 이청용(27·볼턴)과 구자철(26·마인츠)이 없다. 조별리그에서 공격라인의 성적표는 그저 그랬다. 3전 전승, A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지만 개운치 않은 뒷맛은 여전하다.

결국 손흥민(23·레버쿠젠)이 열쇠를 쥐고 있다. 세계가 주목하는 아시아의 별이 폭발해야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이 반환점이 돼야 한다.

왜 손흥민일까

기대는 하늘을 찔렀다. 출발도 고무적이었다. 손흥민은 아시안컵 개막에 앞서 4일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2대0 승)에서 원맨쇼를 펼쳤다.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아시안컵이 막을 올렸고, 손흥민은 오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 6분 만에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기성용의 40m 크로스를 오른발로 컨트롤한 후 감각적인 슈팅을 날렸다. 골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역시 손흥민이라는 찬사가 뒤를 이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5백을 가동한 오만의 밀집수비에 특유의 폭발적인 플레이가 연출되지 않았다. 동료들과의 호흡에도 틈이 보였다.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지만 그는 웃을 수 없었다.


그리고 더 큰 위기가 찾아왔다. 고열에다 설사까지 동반한 감기 몸살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쿠웨이트전에 결장했고, 슈틸리케호는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호주전에도 손흥민을 아꼈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후반 4분 구자철이 팔꿈치 인대 파열로 그라운드를 이탈했고, 손흥민이 긴급 수혈됐다. 그러나 감기몸살의 여파가 느껴졌다. 수비수 3명을 따돌리는 등 개인기는 여전했지만 생동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공간이 열렸지만 스피드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손흥민의 공백은 슈틸리케호에는 직격탄이었다. '짠물 공격'으로 전락했다. 손흥민이 다시 날개를 펼쳐야 한다. 폭발적인 드리블과 개인기, 차원이 다른 골결정력으로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어야 한다. 이청용과 구자철의 부재로 공격 옵션이 줄어든 만큼 손흥민의 부활은 더 절실하다.

'히든카드' 무회전 프리킥

이제부터는 단두대 매치다. 승리하면 4강, 패하면 짐을 싸야 한다. 객관적인 전력상 우즈벡이 한국과 정면 충돌하기는 쉽지 않다. 슈틸리케 감독도 우즈벡의 밀집 수비를 염두에 두고 전술 훈련을 펼치고 있다.

세트피스가 통로다. '히든카드'가 바로 손흥민의 무회전 프리킥이다. 이미 예열은 마쳤다. 그는 사우디와의 평가전에 이어 오만전에서 3~4차례 무회전 프리킥을 선보였다. 골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상대 수문장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에 충분했다. 예측불허의 예리한 각도가 압권이었다.

무회전 프리킥은 골키퍼가 예상하기 가장 힘든 슈팅이다. 말그대로 볼의 회전이 없다. 날씨와 습도에 따라 그 날, 그 날 볼의 궤적이 달라진다. 발끝을 떠난 볼은 공기와 마찰을 일으켜 흔들리거나 뚝 떨어진다. 손흥민이 매일 1000개 이상의 슈팅 훈련을 반복한 끝에 습득한 무기다. 무회전 프리킥으로도 충분히 골문을 열 수 있다.

손흥민은 지난해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알제리전 이후 골이 없다. 10경기가 흘렀다. 이제는 터질 때가 됐다. 그래야 슈틸리케호가 승승장구할 수 있다. 손흥민은 20일 훈련을 마친 뒤 "몸살 탓에 근육량이 빠진 것은 당연하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힘을 보완하고 있다"면서 "(우즈벡) 경기를 지켜봤는데 강팀이다. 우리가 100%를 쏟아내지 않으면 어려울 것 같다. 그 팀의 장단점을 잘 파악해 뚫어가려고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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