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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이의 눈빛이 달라졌어. 이번 대회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네." 유대우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호주아시안컵 단장의 전언이었다.
슈틸리케호가 토너먼트의 첫 관문에서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을 만난다. 무대는 호주 멜버른렉탱귤러 스타디움, 22일 오후 4시30분 휘슬이 울린다. 우즈벡은 천국과 지옥을 오간 추억을 갖고 있다. 첫 만남은 환희였다. 2008년 10월 평가전이었다. 전반 3분 만에 이청용의 크로스를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환상적인 왼발 발리슛으로 화답, 골망을 흔들었다. 볼은 상대 골문 오른쪽을 정확하게 꿰뚫었다. 당시 3대0 완승을 견인했다. 두 번째 충돌은 4년 전 카타르아시안컵 3~4위전이었다. 당시 기성용은 90분을 소화하며 팀의 3대2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1년여 뒤 지옥을 맛봤다. 2012년 9월 타슈켄트에서 벌어진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이었다. 기성용은 또 다시 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부끄러운 자책골이었다. 전반 초반 상대의 코너킥을 걷어내려던 공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고개를 숙였다. 그는 "축구를 하며 자책골을 넣은 것은 처음이었다. 이날 내 경기는 아마추어 같았다"며 자책했다. 한국은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상황은 좋지 않다. 급변했다. '단짝' 이청용(27·볼턴)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청용과 기성용은 K리그가 만든 '히트 상품'이었다. 구자철도 오른팔꿈치 내측인대 파열 부상으로 귀국이 결정됐다. 홀로 남았다. 짊어져야 할 짐이 더 커졌다. 기성용의 복수혈전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멜버른(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