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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컵]'환상 발리슛', '자책골'…기성용의 4번째 우즈벡전은?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1-21 06:07


기성용.

"(기)성용이의 눈빛이 달라졌어. 이번 대회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네." 유대우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호주아시안컵 단장의 전언이었다.

기성용(26·스완지시티)은 간절했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을 앞두고 마음이 무거웠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 2012년 런던올림픽 사상 첫 동메달 등 그동안 쌓은 많은 것들이 한 순간에 무너진 2014년 브라질월드컵의 부진을 만회해야 했다. 그의 입에선 항상 "브라질 부진을 털겠다"는 얘기가 흘러 나왔다.

눈빛은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호주아시안컵을 앞두고 주장 완장을 찼다. 4일(이하 한국시각)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 이후 친구 구자철(마인츠)이 짊어지고 있던 '캡틴'이 됐다. 강한 자신감도 흐른다. 자신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발판을 마련한 곳이 호주다. 특별함이 넘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슈틸리케호가 토너먼트의 첫 관문에서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을 만난다. 무대는 호주 멜버른렉탱귤러 스타디움, 22일 오후 4시30분 휘슬이 울린다. 우즈벡은 천국과 지옥을 오간 추억을 갖고 있다. 첫 만남은 환희였다. 2008년 10월 평가전이었다. 전반 3분 만에 이청용의 크로스를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환상적인 왼발 발리슛으로 화답, 골망을 흔들었다. 볼은 상대 골문 오른쪽을 정확하게 꿰뚫었다. 당시 3대0 완승을 견인했다. 두 번째 충돌은 4년 전 카타르아시안컵 3~4위전이었다. 당시 기성용은 90분을 소화하며 팀의 3대2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1년여 뒤 지옥을 맛봤다. 2012년 9월 타슈켄트에서 벌어진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이었다. 기성용은 또 다시 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부끄러운 자책골이었다. 전반 초반 상대의 코너킥을 걷어내려던 공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고개를 숙였다. 그는 "축구를 하며 자책골을 넣은 것은 처음이었다. 이날 내 경기는 아마추어 같았다"며 자책했다. 한국은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기성용은 축구 인생 중 네 번째로 우즈벡을 상대한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강철 체력을 과시했다. 조별리그 세 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체력이 관건이지만, 푹 쉬었다. 19일 달콤한 휴식을 취했다. 20일 호주 멜버른의 레이크사이드 스타디움에서 가진 공식 훈련에서도 좋은 몸 상태를 보였다. 이날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체력 훈련을 진행했다. 기성용은 무난히 훈련을 소화하는 모습이었다.

상황은 좋지 않다. 급변했다. '단짝' 이청용(27·볼턴)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청용과 기성용은 K리그가 만든 '히트 상품'이었다. 구자철도 오른팔꿈치 내측인대 파열 부상으로 귀국이 결정됐다. 홀로 남았다. 짊어져야 할 짐이 더 커졌다. 기성용의 복수혈전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멜버른(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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