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류가 묘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독주체제에서 호날두-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의 각축전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레전드들이 모두 노이어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디에고 마라도나는 "노이어가 올해 발롱도르을 받을 자격이 있는 유일한 선수"라고 했고, 안드리 셉첸코도 "노이어가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노이어를 발롱도르의 유력 수상자로 꼽겠다"고 했다. 프랑스 일간지 레퀴프와 세계스포츠기자연맹(AIPS)은 노이어를 올해의 선수로 꼽았다. 노이어도 호날두 못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독일의 우승을 이끌었으며, 골든글로브상도 수상했다.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2013~201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DFB(독일축구협회) 포칼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올 시즌에는 17경기에 나서 단 4골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스위퍼 역할까지 소화하는 넓은 행동 반경으로 '가짜 1번'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골키퍼계의 새 지평을 연 것 역시 노이어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여전히 한발 앞서 있는 것은 호날두다. 최근 FIFA 발롱도르는 몇몇 전문가들에 의해 '인기투표로 전락했다'는 혹평을 듣기도 했다. 노이어 역시 최근 인터뷰에서 "호날두와 메시는 세계적인 브랜드다. 그들은 분명히 이점을 안고 있다. 나는 확실히 유력한 수상 후보는 아니다"고 열세를 인정했다. 노이어가 만약 발롱도르를 들어올릴 경우 1963년 레프 야신 이후 첫 골키퍼 수상자가 된다. '골키퍼에게 FIFA 발롱도르를 줄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 변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