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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리그 마지막 상대가 호주인데 그전까지 최대한 승점을 쌓는 것이 목표다. 오만과 쿠웨이트전에서는 승점을 쌓는 데 집중할 것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조별리그 시나리오다.
오만은 다시 한번 이변을 노리고 있다. 태극전사들은 첫 단추를 잘 꿰야한다. 방심은 최대의 적이다.
55년 만의 아시아 정상 도전, 한국 축구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었다. '타임 포 체인지(TIME for CHANGE)', 변화가 화두다. 첫 경기인 오만전에서 흐름을 타야 쿠웨이트(13일), 호주(17일)전까지 이어질 수 있다. 오만전의 전술포인트를 점검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기본 시스템은 4-2-3-1이다. 2선은 견고하다. 좌우 윙포워드에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턴), 섀도 스트라이커에는 남태희(레퀴야)가 포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원톱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최종리허설(2대0 승)에선 이근호(엘 자이시) 조영철(카타르SC) 이정협(상주)이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이근호가 전반 45분을 소화한 가운데 조영철은 전반에는 측면, 후반에는 28분까지 제로톱으로 활약했다. 이정협은 후반 28분 교체출전해 인저리타임을 포함해 약 20분을 소화했다. 특급 조커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는 A매치 데뷔전에서 경기 종료직전 골을 터트렸다.
이근호와 조영철 중 한 명이 최전방에 포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근호는 풍부한 경험이 강점이고, 조영철은 활동반경이 넓다. 그러나 현주소에서 확실하게 눈도장을 받은 스트라이커는 없다. 누가 선발이 됐든 매듭을 풀지 못하면 언제든 교체될 수 있다. 원톱이 해결사 역할을 해야 경기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
'쌍용'의 가세
'쌍용' 기성용(스완지시티)과 이청용(볼턴)이 가세한다. 소속팀의 일정으로 뒤늦게 합류한 둘은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사우디전에 결장했다. 4년 전 카타르아시안컵에 출전했던 둘의 위상은 업그레이드됐다. 기성용은 호주아시안컵 주장, 이청용은 부주장에 선임됐다.
'쌍용'은 슈틸리케호 전술의 핵이다. 이청용은 측면과 중앙을 넘나들며 공격의 활로를 뚫는다. 기성용은 공수 가교로 척추 역할을 수행한다. 둘의 합류는 새로운 시너지 효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싱 데이'를 전후한 소속팀의 살인적인 일정은 체력적으로 부담이다. 동료들과 오랜만의 호흡도 극복해야 한다.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려 토너먼트 이후 100%를 발휘할 수 있는 지혜도 필요하다.
중앙수비와 침대축구
오만은 총력전을 선언했지만 운영의 묘를 발휘할 것으로 에상된다. 강력한 압박을 바탕으로 밀집수비를 펼치다가 역습으로 공격을 풀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과욕을 부리면 템포를 잃어버릴 수 있다. 공수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해야 한다. 상대의 집중력이 떨어질 때까지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앙 수비가 열쇠를 쥐고 있다. 김주영(서울) 곽태휘(알 힐랄) 장현수(광저우 부리) 김영권(광저우 헝다), 4명의 주전 경쟁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수비라인은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 상대가 잠그는 상황에서 선제골을 내주면 주도권을 잃게 된다. '침대 축구'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휘말려서는 안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