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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세리에A 축소안 논의, 결과는?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1-07 06:38


ⓒAFPBBNews = News1

한때 이탈리아 세리에A가 유럽 최고의 리그로 각광받던 시기가 있었다.

1984년 유벤투스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1996년까지 10여년 간 유럽 최정상에서 군림했다. 앞서 유럽 최강의 리그로 불렸던 분데스리가는 하락세가 뚜렷했다. 잉글랜드는 훌리건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고, 스페인은 경제에 발목이 잡혔다. 유벤투스와 AC밀란, 인터 밀란 등 이른바 빅3에 디에고 마라도나를 앞세운 나폴리와 로마 라이벌 라치오와 AS로마 등 화제가 넘쳤다.

1990년대 중후반 세계를 강타한 경제 위기 이후 세리에A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경기장 노후화 및 지속적인 관중 감소, 구단 경영진에 만연한 비리, 극우-민족주의 득세로 인한 훌리건 폭력사태 및 인종차별 등이 만연하면서 이미지는 점점 실추됐다. 2006년엔 전통의 명문 유벤투스가 조직적인 승부조작에 가담한 이른바 '칼치오폴리' 사건에 연루돼 2부(세리에B) 강등 수모를 겪으며 직격탄을 맞았다. 유럽 무대 성적도 점점 떨어져 4장이었던 유럽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3장으로 떨어진 상태다. 세리에A는 더 이상 유럽 빅3가 아니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축구협회가 세리에A 재건 방안을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1부 20팀, 2부 22팀인 현재 리그 구조를 1부 18팀, 2부 20팀으로 축소하자는 것이다. 카를로 타베치오 이탈리아축구협회장은 6일(한국시각) 이탈리아 국영방송 라이와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 스포츠는 내부에서부터 붕괴해왔다. 최근엔 재원마저 감소 중"이라며 "팀 축소가 반전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올해 안에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리그 축소안을 논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탈리아축구협회의 계획이 제대로 실현될 지는 미지수다. 당장 2부행 철퇴 앞에 벌벌 떨게 된 군소팀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세리에A에서 활약하며 얻는 중계권, 입장권, 상품권 등 수익을 쉽게 포기할 수 없다. 유벤투스, AC밀란, 인터 밀란, AS로마 등 리그 상위권 팀들과의 재정적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는 상황에서 2부행은 팀 존폐와 연관지을 만한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갈수록 하락하는 리그 경쟁력과 선순환 구조 완성이라는 대의명분이 힘을 받고 있는 만큼 이탈리아축구협회의 축소안이 결국 승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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