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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강한 기성용, 아시안컵서 상승세 이어가려면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5-01-04 16:51 | 최종수정 2015-01-05 06:24



2015년 호주아시안컵 출전으로 한 달 간 소속팀을 떠나야 하는 기성용(26·스완지시티)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기성용이 2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퀸즈파크레인저스(QPR)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라운드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도움을 기록하며 스완지시티의 극적인 무승부(1대1)를 이끌어냈다. 올 시즌 첫 도움이자 네 번째 공격포인트(3골-1도움)다. 기성용은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몇 주 씩이나 팀을 떠나게 돼 감독과 동료에게 미안하다. 동료들이 잘해주리라 믿는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아시안컵에 나서는 각오를 밝혔다. "아시안컵은 어려운 대회다. 매 경기가 도전이 될 것이다." 4일 대표팀에 합류한 기성용의 1월은 이제 아시안컵 뿐이다. 특히 기성용이 EPL에서 12월~1월에 강했던 모습을 대표팀에서도 이어간다면 55년만의 아시안컵 정상 탈환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에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겨울 사나이' 기성용

이쯤이면 기성용을 '겨울 사나이'로 불러도 될 것 같다. 기성용은 올 시즌 기록한 3골-1도움 중 2골-1도움을 2014년 12월과 2015년 1월에 뽑아냈다. 지난해 8월 열린 맨유와의 2014~2015시즌 EPL 개막 축포를 터트린 기성용은 12월 3일 QPR과의 리그 14라운드에서 결승골을 기록하며 팀의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 12월 21일 헐시티전에서 존조 셸비의 중거리 슈팅이 기성용의 몸에 맞고 굴절돼 골망을 흔들면서 시즌 3호골을 완성했다. 2일 기록한 QPR전 도움까지 더하면 올 시즌 수확한 4개의 공격포인트 중 75%를 12월과 1월에 쏟아냈다. 겨울에 강했던 모습은 2013~2014시즌에 처음 시작됐다. 선덜랜드로 임대돼 뽑아낸 4골-2도움 중 83%(3골-2도움)를 12월~1월에 기록했다. 2013년 12월 18일은 기성용에게 평생 잊지 못할 날이다. 첼시와의 리그컵 8강전에서 후반 18분 교체 출격한 그는 1-1로 맞선 연장 후반 13분에 결승골을 터트리며 선덜랜드의 4강행을 이끌었다. 이날 결승골은 EPL 진출 두 시즌, 1년 4개월만에 뽑아낸 잉글랜드 무대 데뷔골이었다. 마수걸이 골 이후 그 해 12월과 이듬해 1월, 2골-2도움도 추가했다. 잉글랜드 무대 세 시즌으로 범위를 넓히면 12월~1월 공격포인트 비율은 80%(7골-3도움 중 5골-3도움)에 이른다.

상승세의 관건은 체력

기성용은 개리 몽크 스완지시티 감독의 특별 요청에 의해 슈틸리케호에 일주일 지각 합류했다. 소속팀에서 한 경기라도 더 뛰게 하려는 몽크 감독의 구애 덕분에(?) 기성용은 휴식할 틈도 없이 강행군을 이어갔다. 지난해 12월 27일부터 1월 2일 QPR전까지 '박싱데이' 주간 동안 3경기에 나선 그는 2일 런던을 출발해 한국으로 귀국했다. 이후 3일 오후 7시에 인천공항을 통해 호주로 출국했고, 4일 오전 슈틸리케호가 훈련 중인 시드니의 베이스캠프에 합류했다. 9일 동안 스완지→리버풀→런던→한국→호주로 이동하는 강행군이었다. 빠듯한 일주일, 숨가쁜 48시간이었다.

이청용(27·볼턴)이 2일 대표팀에 가세했고, 기성용의 마지막으로 합류하면서 슈틸리케호는 23인 '완전체'가 됐다. 그러나 '겨울 사나이' 기성용에게 당장 필요한 건 훈련이 아닌 휴식이다. QPR전에서 체력이 고갈돼 패스 미스가 속출했다. 많은 활동량이 기반이 되어야 기성용의 플레이는 빛이 난다. 장거리 비행과 시차 역시 넘어야 할 과제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도 기성용의 빠른 피로 회복을 위해 맞춤형 처방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도 기성용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10일 캔버라에서 열리는 오만과의 1차전까지는 5일 남았다. 기성용의 빠른 체력 회복과 컨디션 조율이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키(Key)'가 될 전망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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