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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의 실종]④말로만 공격 축구, 실천을 해야 할 때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12-16 18:12 | 최종수정 2014-12-17 07:35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의 K리그 클래식 37라운드 경기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양팀이 0-0 무승부를 기록한 가운데 서울 김치우와 포항 김준수가 허리를 숙인 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올시즌 양팀은 1승 4무 1패로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3위 포항과 4위 서울의 승점차는 3점. 3위 팀에게는 ACL 플레이오프 진출권이 주어진다.
서울월드컵경기장=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11.26/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말이 K-리그의 오늘이다.

그는 15일 최강희 전북 감독, 최용수 서울 감독, 김학범 성남 감독 등 현장을 누비는 지도자들과의 오찬에서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K-리그가 수비적이어서 관객이 재미있겠느냐'고 묻더라. 좋은 수비수가 많은데 비해 공격자원이 별로 없다고 아쉬워하더라"고 운을 뗐다. 그리고 "수비 위주의 축구 때문에 K-리그 팬들도 줄어들고 인기도 떨어졌다"며 "팬 친화적으로 경기가 운영될 수 있도록 감독님들이 노력해달라. 협회와 연맹에서도 제도적으로 돕겠다"고 약속했다.감독들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공격적인 축구, 재미있는 축구"를 공약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공격보다 수비가 더 각광을 받는 시대다. 단순한 논리다. 성적의 덫에 갇혀 공수표가 됐다. 잠그면 최소한 비길 수 있다. 덤비는 팀은 역습으로 요리할 수 있다. 수비와 미드필더 자원은 숨 쉴 공간이 많다. 공격은 또 다르다. 외국인 선수들이 지배하고 있다. 몇몇 구단을 제외하고 토종 공격수는 대우를 받기가 쉽지 않다.

스트라이커 자원의 육성을 위해서는 '윗물'의 풍토부터 달라져야 한다. 말로만 공격 축구에서 탈출해야 한다. 재미있는 축구를 위해서는 공격 전술이 더 화려해야 한다. 유망주들이 커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마땅히 내세워야 할 '스타'가 없는 것도 스트라이커 기근과 그 맥을 함께한다. 골 넣는 스포츠인 축구는 공격수가 더 주목받는다. 새로운 스타 탄생은 그라운드의 윤활유다. 2005년 FC서울에 입단한 박주영은 그 해 새 시대를 열었다. 그가 가는 곳은 관중들이 몰렸다. '박주영 관중'은 평균 1만명이라는 효과 분석도 있었다.

제2의 박주영은 미래 공격수들의 몫이다. 승패를 떠나 공격 축구가 박수를 받는 시대가 도래해야 한다.

K-리그의 전망은 어둡다. 위기다. 지난 시즌 대비 경기당 평균 득점은 12.63%나 감소했고, 올 시즌 평균 관중은 7931명으로 집계됐다. 3년 연속 7000명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수비 축구도 존중받아야 하지만 일단 K-리그가 살아야 한다. 공격 축구를 실천해야 할 때다. 스트라이커가 놀 수 있는 그라운드를 지향해야 한다. 그래야 반전을 이룰 수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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