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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겐 신혼의 첫 무대도 '축구'였다.
김영권은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웨딩마치 속에 식장에 입장한 '새 신랑'이었다. 가족, 지인과 조촐히 결혼식을 치른 김영권은 예식을 마친 뒤 곧바로 자선경기가 펼쳐지고 있는 잠실로 달려오는 열의를 보였다. 2015년 호주 아시안컵에 대비하기 위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진행하는 제주도 전지훈련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 '신혼여행'은 일찌감치 반납했다. 대신 평생을 함께 할 신부와 사랑과 희망을 전하는 자리에 함께 참가하는 '훈훈함'으로 인생의 제2막을 시작했다.
김영권은 "아시안컵이라는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 주변을 소란스럽게 하고 싶지 않았다. 평생 같이 살 사람을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되어 행복하다"며 "사실 신혼여행을 갈 계획이었다. 그런데 A대표팀 소집 때문에 국내에 머물러야 할 처지였다. 뜻깊은 행사에 참가할 기회까지 마련되어 결혼식 뒤 곧바로 참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신부에게 '신혼여행을 못 가게 되어 미안하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꼭 가자고 이야기를 했다"고 웃었다. 동석한 강수일(27·포항)은 "새 신랑인데 이런 자리에 참가하는 모습이 멋지다. 나도 (김)영권이처럼 멋진 신부를 만나 결혼하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