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선수 2명 영입' QPR 회장 발언, 현실성 있나?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12-11 07:36


ⓒAFPBBNews = News1

과연 3명의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한 팀에서 뛰는 새 역사가 열릴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퀸스파크레인저스(QPR)의 구단주인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그룹 회장의 '깜짝 발언' 배경과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1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QPR이 내년 1월 한국인 선수 2명을 영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럽 축구계 사정에 밝은 국내 에이전트들은 대부분 페르난데스 회장의 발언에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실제로 QPR이 움직인다면 영입대상은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각각 활약 중인 이청용(26·볼턴)과 김보경(25·카디프시티)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여름 볼턴과 계약이 만료되는 이청용은 최근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 영입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보경 측도 QPR행 가능성을 부인하진 않았다. 김보경 측 관계자는 "페르난데스 회장 발언에 앞서 QPR이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공식적인 제의를 받은 것은 없다. 구단 간에 물밑에서 이야기를 나눴을 수는 있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청용과 김보경에게 QPR은 매력적인 새 둥지다. EPL은 세계 최고의 리그로 평가 받는다. 두 선수 모두 EPL 복귀를 목표로 볼턴과 카디프에서 활약해왔다. QPR 유니폼을 입는다면 언어나 환경 면에서 적응시기를 거치지 않고 바로 활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QPR은 리그 15경기를 치른 현재 승점 14에 그쳐 전체 20팀 중 17위. 잔류 마지노선에 선 만큼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모색할 만한 상황이다. 여건상 이청용과 김보경 모두 곧바로 주전 경쟁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변수가 많다. 선택의 폭이 넓다. 이청용은 독일, 이탈리아의 관심을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김보경도 이청용과 마찬가지로 해외리그까지 폭넓게 시야에 두고 이적준비를 하고 있다. 김보경 측 관계자는 "잉글랜드 무대 잔류가 1순위지만, 다른 선택을 마다할 생각은 없다"며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구체적인 제의를 받은 뒤에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페르난데스 회장 발언의 신빙성도 문제다. 페르난데스 회장이 진행한 기자간담회 주제는 자신이 운영 중인 항공사업이었다. 2012~2013시즌 QPR 소속이었던 박지성(33)의 맨유 앰버서더 취임을 기념해 파격적인 헌정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밝히는 자리였다. 이 과정에서 한국 선수 영입 발언이 나왔다.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페르난데스 회장의 한국 선수 영입 발언은 자신의 사업에 대한 관심을 환기 시키기 위한 노림수일 수도 있다"고 평했다.

이적시장은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는 말을 탄생시킬 정도로 예측을 불허하는 공간이다. QPR이 과연 한국인 프리미어리그사에 새 역사를 쓸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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