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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26·울산)에게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은 특별한 기억이다. 2010년 1월 잠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단 이후 출전한 첫 국제대회였기 때문이다. 당시 대표팀 내에선 막내급이었다. 손흥민(22·레버쿠젠)과 함께 교체멤버로 뛰었다. 역할은 제한적이었다. 경기가 패하고 있을 때나 공중 장악이 필요할 때만 투입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실보다 득이 많았다. 그야말로 '배움의 장'이었다. 2009년 프로에 데뷔해 공격수로 전향한 지 2년여밖에 되지 않았던 시점이었다. 특히 당시 맨유 소속이던 박지성(33)과 매 식사때마다 같은 테이블에서 밥을 먹으며 많은 조언도 들을 수 있었다. 자신이 꿈꿔오던 유럽 진출에 대한 생각을 더 확실히 다질 수 있던 계기가 됐다.
이 재활속도라면, 김신욱은 충분히 아시안컵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다만, 몸 상태가 100%가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2개월간 공을 차지 않았던 감각도 끌어올려야 한다. 그래서 김신욱은 아시안컵 출전이 부담스러웠다. 좋지 않은 몸 상태로 아시안컵에 나갔다가 오히려 팀에 피해가 될까 조심스러웠다. 부상으로 깁스를 했을 때는 회복 속도를 가늠할 수 없어 아시안컵 출전이 힘들 것 같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최근 김신욱의 생각도 조금 바뀌었다. 뼈가 예상보다 빨리 붙으면서 생애 두 번째 아시안컵 출전에 대한 의지를 불태울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김신욱은 태극마크에 대한 애정이 깊다. 국가의 부름이라면 언제든지 응해야 한다는 사명감도 투철하다. 이런 의지로 빠르게 재활을 한다면, 충분히 아시안컵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판승부인 8강전부터 출전할 수 있더라도 타깃형 스트라이커가 절실한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잡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