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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레오나르도 "도움왕, 올해는 내가 해야죠"

기사입력 2014-11-26 18:01 | 최종수정 2014-11-27 06:48

[포토] 최강희 감독

2012년 K-리그에 데뷔한 전북의 외국인선수 레오나르도는 입단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다. 그리스의 명문 AEK아테네에서 3년간 22골(76경기 출전)을 터트린 미드필더로 최근 한국프로축구무대를 밟은 외국인선수 중 가장 이름값이 높았다. 브라질 20세 이하 대표팀 출신에 2009년 세계 축구 유망주 100인에 오른 그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레오나르도는 2013년까지 두 시즌동안 빠른 발과 화려한 테크닉, 강력한 킥으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최강희 전북 감독의 눈에 레오나르도는 공격만 하는 '반쪽짜리' 선수였다. 공수 밸런스를 강조하는 최 감독 전술과 맞지 않았다. 레오나르도는 갈수록 선발 출전 기회가 줄어들었고, 조커로 전락했다.

그러나 2014년, K-리그 클래식 우승을 이끈 최 감독은 요즘 '레오나르도 칭찬'에 바쁘다. 한 마디로 '우리 레오나르도가 달라졌어요'다. 최 감독은 "레오나르도가 수비에 재미를 느끼나보다. 지난 2년간 수비에 가담시키려고 지적해도 안바뀌는 선수였다. 얘기를 자주 해도 한쪽 귀로 듣고 흘려 보낸다. 올해 드디어 바뀌었다"며 미소를 보였다. 레오나르도는 지난 두 시즌 동안 공격진영에만 머무르던 습관을 버렸다. 공격 진영부터 강한 압박을 가하고 수비진영까지 내려와 상대 공격을 막아선다. 이런 모습에 최 감독은 "이제 팀을 위해 희생도 할 줄 아는 선수로 변하기 시작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포토] 레오나르도
변화 덕분일까. 레오나르도는 전북 입단 이후 처음으로 클래식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반쪽짜리 선수의 오명도 벗었다. 레오나르도는 "축구 선수로 리그 우승 경험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전북에서 우승까지 차지해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어 '안 바뀌는 선수'라는 최 감독의 지적에 고개를 저으면서, 고마움을 전했다. "감독님이 수비를 매번 강조하셔서 훈련을 집중적으로 했다. 공격적인 성향이 많고 수비에 약점이 있었던 나를 최 감독님께서 바꾸어주셨다. 한 단계 더 좋은 선수로 발전시켜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하지만 '안바뀌는 선수'가 아니라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이다. 그 시간동안 믿고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

겹경사도 앞두고 있다. K-리그 클래식에서 첫 개인 타이틀에 도전한다. 레오나르도는 올시즌 34경기에 출전 6골-10도움을 기록했다. 팀 동료 이승기(9개)에 1개 앞선 도움 1위다. 30일 안방에서 열리는 울산과의 시즌 최종전에서 도움왕의 얼굴이 가려진다. 이승기가 도움을 추가하지 못하면 레오나르도가 타이틀을 차지한다. 지난시즌 도움수(13개)에서 동률을 이루고도 경기 출전수가 2경기 많아 몰리나(서울)에게 도움왕 자리를 내준 레오나르도도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지난해 경기수 때문에 도움왕이 되지 못했다. 올해는 정말 내가 도움왕을 차지해서 지난해 2위에 그친 아쉬움을 달래고 싶다." 이승기와의 '집안 싸움'에 대해서는 "내가 1개 더 많으니 승기가 경쟁의식을 좀 더 갖고 있을 것"이라며 여유를 부렸다. 3시즌만에 찾아온 레오나르도의 K-리그 전성기, 이제 시작일 뿐이다. "K-리그는 템포가 빠르고 압박이 강해 매일 긴장감 속에서 지내야 한다. 다른 리그보다 적응이 어렵다. 그러나 지금은 전북 생활이 즐겁고 행복하다. 전북은 제2의 전성기를 열게 해준 팀이다. 계약기간이 1년 남았는데 재계약을 통해 오랫동안 뛰고 싶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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