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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한국 축구에 걸린 마지막 우승트로피를 차지하기 위한 최후의 일전이 벌어진다. FC서울과 성남이 23일 오후 2시 15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4년 하나은행 FA컵 우승컵을 두고 단판 승부를 펼친다. 내년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본선 진출권을 둔 양보없는 일전이다. 서울은 FA컵과 오랫동안 인연을 맺지 못했다. 1998년 첫 FA컵이 마지막이었다. 우승 이후 이듬해 4강에 오른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16년만에 왕좌에 도전한다. 성남은 1999년과 2011년 FA컵을 품었다. 성남은 K-리그 클래식에서의 강등권 싸움을 앞두고 있지만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어 쉽게 물러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FA컵 결승에 임하는 출사표는?
최용수 FC서울 감독(이하 최):1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FA컵과 인연이 없었다. 선수들과 제가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절대 놓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결승을 앞두고 선수들도 자신감에 차있다. 반드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 홈팬들에게 선물을 드리고 싶다.
김진규(이하 진):16년만에 결승에 올라 기쁘다. 선수단은 지금 FA컵 결승을 크게 생각하고 잘 준비하고 있다. 감독님이 원하시는 플레이나 전술에 잘 따라주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잘 준비해서 꼭 16년만에 우승컵을 가져오도록 하겠다.
박진포(이하 박):결승전에 힘들게 올라와 영광스럽다. 지금 팀이 분위기가 좋지 않지만 선수들이 똘똘 뭉쳐 잘 준비하고 있다. 결승전이 원정이다. 몇년동안 서울에서 승리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징크스를 깨고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결승 상대로 성남이 마음에 드는지?
최:전북이든 성남이든, 전북과의 좋은 징크스를 믿었다. FA컵의 존재감이 위축된건 사실이라 큰 팀과 경쟁하고 싶었다. 하지만 성남도 전북만큼 우수한 팀이다. 김학범 감독님 부임 이후 끈끈한 팀으로 바뀌었다. 순위는 좋지 않지만 우리가 방심하면 큰 코 다칠 것이다. 좋은 팀과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
-어떤 전술로 결승에 임할 것인가
김:서울이라고 해서 특별히 변화를 주는 건 없다. 성남도 서울보다 별이 더 많다. 별의 무게가 더 높다. 7개를 달았는데, 서울이 몇개 달았죠?(웃음). K-리그에서 서울이 전북 다음에 실점률이 적지만 우리도 실점 부분에서는 상위에 있다. 서울의 수비를 공략하는 것보다 상대를 어떻게 공략하고 공격수를 어떻게 묶어두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상대팀에서 주의해야 할 공격수는?
진:성남에서는 김태환이 가장 위협적이다. 김태환이 잘하고 있지만 우리팀에 있었고 장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박:서울은 우리보다 경험 많은 선수들이 많다. 한 선수를 뽑기보다 공격수들이 요주의 인물이다. 당일 경기에서 진규형이 수비수이니 실수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선수 최용수'와 '지도자 최용수'의 차이점은?
김:천방지축이었다. 지도자 못할줄 알았다. 지금은 완전 여우다. 덩치 큰 여우라고 표현하고 싶다. 지략도 뛰어나다. 내가 오히려 배워야 할 것 같다. 선수때와 DNA가 다르다.좋은 지도자인 것 같다.
-FC서울이 성남이 결승 상대인 것을 보고 환희했는데
김:그런 것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수 있으니 개의치 않는다.
박:서울 입장에서는 전북보다 우리랑 결승을 홈에서 경기할 수 있다는 것에 좋아했을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만만하게 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존심도 상했다.
-강등권 탈출이 시급한데, 두마리 토끼를 노리나?
김:그 부분이 제일 대답하기도 힘들고 준비하기도 힘들다. 진퇴양난이다. 그렇다고 선수들이 많아서 로테이션을 시킬수도 없다. 서울이라는 최고의 팀을 만나 소홀히 할수도 없어 머릿속이 복잡하다. 하지만 선수들을 믿는다. 선수들에게 끈끈함이 생겼다. 구성을 바꿀 형편이 아니라 선수들이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결승전 경기 운영 계획은?
최:수비적인 부분에서는 상당히 안정감을 찾았다. 골 결정력에서는 올시즌 미숙함을 보였다. 하지만 몰리나 에벨톤이 복귀를 했다. 많은 골이 필요하지 않는 단판승부다. 수비를 안정적으로 하면서 찬스를 살리는게 중요하다. 공격수와 2선 선수들이 과감한 상황을 만들면 결승전에서 득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우승할 수 있는 이유
진:별 이야기를 하셨는데, 옛날 얘기라 신경쓰지 않는다. 홈에서 성남에 계속 강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경기장에 들어간다. 징크스가 쉽게 안깨진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최:성남이 K-리그에서 쌓은 업적은 존중한다. 김 감독님과의 사제대결에서 반드시 이기고 싶다. 서울이 별 갯수가 적지만 미래에는 우리가 더 많이 따낼 가능성이 많다. 그 꿈을 위해 이번 주말 경기부터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
김:모두 99대1로 서울이 우승할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성남에 새롭게 왔지만 예전에 성남에 있을 때 서울에 진 기억이 많지 않다. 그때는 서울이 성남을 잘 못이겼다. 그 힘을 믿고 있다. 결승전에서도 서울이 성남을 잘 이기지 못할 것이다.
박:서울이 강팀이고 원정에서 약한 모습 보이고 있지만, 징크스는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감독님이 서울에 진적이 없다고 하시는데 우리에게는 '학범슨'이 있으니 잘 준비하겠다.
-세트 피스 골이 기대되는데?
진:골을 먹지 않아야 하는 자리다.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치는게 첫번째 목표다. 어제 생각해봤는데 성남에 있는 골키퍼들이 나한테 다 한 골씩 먹었었다. 공격에 나가서도 충분히 득점 시도를 해볼만하다.
-서울의 FA컵 최다골 고광민을 막을 방법은?
박:요즘 골을 넣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결승전만큼은 당하지 않겠다.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최:오랜시간만에 두번 다시 찾아오기 힘든 결승전이다. 홈팬들이 많이 찾아와주셔서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시면 우승으로 보답할 것이다. 홈이라는 이점 말고는 상대와 단판 승부에서 어떤 결과도 예측하기 어렵다. 열렬한 지지가 필요하다.
김:탄천에 응원단이 많이 늘은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상암벌에서 성남 시민의 힘으로 열심히 뛰겠다. 성남 시민의 힘이 우리의 힘이다라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