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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의 '유의미한 두가지 실험'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11-16 13:23


14일 오후 서울 상암월드컵구장에서 한국 축구국가대표팀과 코스타리카의 평가전이 열렸다. 한국 슈틸리케 감독이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상암=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10.14.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실험은 계속 됐다.

14일 요르단전 선발 라인업,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은 또 다시 파격이었다. 파라과이, 코스타리카전과 비교해 또 다른 이름들이 베스트11으로 나섰다. 지난 주말 리그를 소화한 유럽파들에게 휴식을 준다는 의미도 있었지만, 그보다 큰 것은 플랜B에 대한 테스트였다. 공격진에 대한 실험도 빼놓을 수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간 즐겨쓰던 4-2-3-1 대신 4-1-4-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중원이 변화의 키였다. 슈틸리케호 '중원의 핵'은 기성용(스완지시티)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에게 주장 완장을 줄만큼 강한 신임을 보냈다. 기성용 역시 딱부러지는 경기력으로 화답했다. 기성용은 공수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했다. 요르단전은 그런 기성용이 없는 상황을 가정해 치른 유의미한 실험이 이어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역삼각형 카드를 커냈다. 남태희(레퀴야)-조영철이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이상 카타르SC)과 역삼각형을 이뤘다. 기성용이라는 패서의 부재를 감안해 후방에는 패싱력이 뛰어난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와 김영권(광저우 헝다)을 센터백으로 기용했다. 결과적으로 기성용의 공백을 100% 메우지는 못했다. 한국영은 경기를 풀어가기에는 패스 범위가 너무 짧았다. 남태희와 조영철은 순간적으로 찬스를 만드는 패스 자체는 뛰어났지만, 경기 전체를 풀어가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홍정호와 김영권도 수비시 잦은 실수를 범하며 공격적인 성향을 채 펼쳐보이지 못했다.

중원에서 문제가 이어졌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 카드를 아꼈다. 당초 몸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던 손흥민(레버쿠젠) 구자철(마인츠) 등을 후반에 투입하면서도 기성용은 끝까지 벤치를 지키게 했다. 후반 슈틸리케 감독은 장현수(광저우 부리)를 투입해 한국영 혼자 지키던 중원에 힘을 더해줬을 뿐이다. 결국 슈틸리케호는 기성용 없이 요르단을 상대로 1대0이라는 승리를 얻어냈다. 기성용은 의심할 여지없는 대표팀의 핵심 자원이다. 아시안컵 같은 장기 토너먼트에서는 어떤 일도 벌어질 수 있다. 중동 원정에서 기성용 없이 경기를 끝까지 가져간 것 자체로 높은 점수를 줄만 하다.

박주영(알 샤밥)의 풀타임 기용도 주목할만한 실험이다. 현재 대표팀은 이동국(전북)과 김신욱(울산)이라는 확실한 타깃형 공격수 두명을 잃었다. 아시안컵 참가도 불투명하다. 결국 믿을 카드는 박주영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요르단전에서 모든 포지션에 변화를 주면서도 최전방 만큼은 박주영을 고수했다. 박주영은 각기 다른 파트너들과 호흡할 기회를 얻었다. 전반에는 김민우(사간도스)-한교원(전북)을, 후반에는 손흥민 구자철 이청용(볼턴)과 함께 발을 맞췄다.

박주영이 100%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실전을 통해 '박주영이 포함된' 공격전술을 다양하게 테스트했다. 요르단전이 남긴 성과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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