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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실험은 계속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역삼각형 카드를 커냈다. 남태희(레퀴야)-조영철이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이상 카타르SC)과 역삼각형을 이뤘다. 기성용이라는 패서의 부재를 감안해 후방에는 패싱력이 뛰어난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와 김영권(광저우 헝다)을 센터백으로 기용했다. 결과적으로 기성용의 공백을 100% 메우지는 못했다. 한국영은 경기를 풀어가기에는 패스 범위가 너무 짧았다. 남태희와 조영철은 순간적으로 찬스를 만드는 패스 자체는 뛰어났지만, 경기 전체를 풀어가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홍정호와 김영권도 수비시 잦은 실수를 범하며 공격적인 성향을 채 펼쳐보이지 못했다.
중원에서 문제가 이어졌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 카드를 아꼈다. 당초 몸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던 손흥민(레버쿠젠) 구자철(마인츠) 등을 후반에 투입하면서도 기성용은 끝까지 벤치를 지키게 했다. 후반 슈틸리케 감독은 장현수(광저우 부리)를 투입해 한국영 혼자 지키던 중원에 힘을 더해줬을 뿐이다. 결국 슈틸리케호는 기성용 없이 요르단을 상대로 1대0이라는 승리를 얻어냈다. 기성용은 의심할 여지없는 대표팀의 핵심 자원이다. 아시안컵 같은 장기 토너먼트에서는 어떤 일도 벌어질 수 있다. 중동 원정에서 기성용 없이 경기를 끝까지 가져간 것 자체로 높은 점수를 줄만 하다.
박주영이 100%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실전을 통해 '박주영이 포함된' 공격전술을 다양하게 테스트했다. 요르단전이 남긴 성과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