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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훈 감독이 '두 에이스'에게 보내는 충고

기사입력 2014-11-11 15:31 | 최종수정 2014-11-12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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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나이티드의 트레이드마크는 '패싱게임'이다.

짧은 패스와 간결한 움직임을 앞세운다. 2010년 제주 지휘봉을 잡은 박경훈 감독은 미드필드에 많은 공을 들였다. 그 결과 특징 없는 팀이었던 제주는 '아기자기함'이라는 고유의 색깔을 얻었다. 구자철-박현범으로 출발한 박경훈호의 중원 조합 계보는 송진형-윤빛가람으로 이어졌다. 이름값으로는 구자철-박현범 못지 않다. 오히려 센스와 창의력 면에서는 송진형-윤빛가람이 앞선다. 하지만 올시즌 제주의 미드필드는 기대만큼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올시즌 제주만의 패싱게임을 선보인 경기가 거의 없을 정도다. 장은규라는 신예 미드필더가 의외의 모습을 보였지만, '두 에이스' 송진형-윤빛가람이 활약을 해주지 못한 탓이 크다. 결국 제주는 올시즌 목표로 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사실상 좌절됐다.

박 감독은 두 선수에 대한 기대가 컸기에 아쉬움도 컸다고 했다. 박 감독은 올시즌을 구상하며 송진형-윤빛가람 더블플레이메이커 카드를 준비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실패였다. 박 감독은 송진형을 올리고, 윤빛가람을 내리며 밸런스 조절에 나섰지만, 기대만큼의 시너지를 얻지 못했다. 박 감독은 "최선을 다했지만, 더 잘해줘야 하는 선수들이다. 두 선수가 어떤 플레이를 하느냐에 따라 제주의 성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고 했다.

내년 시즌에도 송진형-윤빛가람의 플레이에 많은 것을 기대야 하는 제주다. 박 감독은 '두 에이스'를 향한 애정어린 충고를 보냈다. 박 감독은 송진형에 대해 "올시즌 처음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풀타임을 보냈다. 등을 지는 플레이에 약한 송진형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겠지만, 팀 사정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올시즌 유난히 많은 패스미스를 했다. 쓸데 없는 터치가 많았기 때문이다. 터치가 늘어난 사이 상대가 압박이 들어왔고, 후방에서 플레이를 자주했던만큼 강한 압박에 대한 대처가 늦었다. 보다 간결한 플레이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윤빛가람에 대해서는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많이 개선됐다. 부활하기 위해 뛰는 양도 많이 늘렸다. 분명 이적 첫해보다는 나아진 모습이다"며 "하지만 아직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 100% 자신감을 얻지 못한 것 같다. 스루패스를 넣어줄 타이밍에 옆으로 볼을 돌리고, 슈팅 타이밍에 패스를 하는 등 주저하는 모습이 있다. 더 과감해야 한다"고 했다.

박 감독은 두 선수를 누구보다 아낀다. 평소에도 "한국축구에서 볼 수 없는 보석 같은 재능을 지녔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더 성장할 수 있는,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들이라는 '믿음'이 가운데 자리잡고 있기에 박 감독의 충고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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