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金 결승골 주인공' 임창우, 울산의 '히든카드' 될까

28년 만의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결승골을 장식한 수비수 임창우(22)가 내년시즌 울산 현대의 '히든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임창우는 16일 안산경찰축구단과의 2014년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36라운드를 끝으로 대전과 이별한다. 1년간의 '임대 신화'를 마무리하고 원소속팀 울산으로 복귀하게 된다.

임창우의 주가는 상종가다. 대전은 챌린지 우승으로 클래식 승격을 이끈 임창우의 완전 영입을 원하고 있다. 몇몇 클래식 팀의 러브콜도 쇄도하고 있다. 구단으로 임창우 영입에 대한 공식적인 문의가 들어온 상태다. 심지어 해외 이적설도 나돌고 있다.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 면제를 받아 임창우의 가치는 이적시장에서 1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임창우는 울산과 계약기간이 2년 남아있다.

하지만 울산은 돌아오는 임창우를 다시 내줄 생각이 없다. 조민국 울산 감독은 내년 임창우를 적극 활용한다는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 조 감독은 올시즌 측면 수비때문에 곤혹을 치렀다. 왼쪽 측면 수비는 내셔널리그 울산미포조선 출신 이재원과 '원클럽맨' 김영삼으로 버텼다. 그러나 생각지 못했던 구멍이 뚫렸다. 이재원이 클래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백업 김영삼은 시즌 내내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출전 기회가 불규칙해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경우도 많았다. 상대는 이 틈새를 공략, '철퇴축구'의 근간이던 탄탄한 수비진을 무너뜨렸다.

우측 측면 수비도 사실상 붕괴였다. 국가대표 풀백 이 용은 올해 잦은 국가대표 차출로 힘든 시즌을 보냈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빠졌던 슬럼프에서 이제 벗어난 모습이다. 그러나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일본 요코하마 F.마리노스 출신의 정동호는 후반기부터 투입됐지만, 절반의 성공이었다. 폭발적인 오버래핑 등 공격력은 합격점을 받았지만, 본분인 수비력에 대한 평가는 박했다.

조 감독이 임창우를 활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이 용의 군입대가 확정됐다. 우측 풀백 자원인 정동호만으로 한 시즌을 운영하기에는 불안하다. 임창우는 주 포지션이 중앙 수비지만,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대전에서 우측 풀백으로 걸출한 기량을 보였다. 1년 사이 기량이 몰라보게 발전돼 돌아올 임창우는 그야말로 울산의 '특급 소방수'일 수밖에 없다.

관건은 임창우의 적응력이다. 챌린지보다 빠른 클래식의 경기 속도 뿐만 아니라 기량이 한 단계 위인 공격수들을 막아내야 한다. 또 조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에도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무엇보다 높은 기대감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을 이겨내야 한다. 어느 때보다 임창우의 노력이 필요하다.

김진회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