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은 숙명이지만 이동국의 아쉬움은 더 컸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10-27 16:12 | 최종수정 2014-10-28 07:11


전북 현대와 성남 일화의 2014 FA컵 4강전이 2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전반전이 0-0으로 끝난 가운데 전북 이동국이 아쉬운 표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상주 상무와 FC 서울이 같은 시간 상주시민운동장에서 결승 진출을 놓고 대결을 벌이는 가운데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린 FA컵 결승은 다음달 23일 벌어진다.
전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10.22/

"전북의 이동국이다. 우리와 경기하면 늘 득점을 많이 한다. 우리와 경기를 할 때 안 나왔으면 좋겠다."(황선홍 포항 감독)

"이동국에게 항상 실점이 많았다. 이동국이 부상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경계해야 할 대상자다."(박경훈 제주 감독)

"이동국이 절정이다. 경계해야 할 선수다." (최용수 서울 감독)

27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그룹A 6개팀 사령탑의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쏟아낸 적장들의 '두려움'이었다. 그 시간 이동국(35·전북)은 정밀 진단을 받고 있었다. 그는 26일 안방에서 열린 수원과의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에서 전반 종료 직전 상대 수비수와 볼 경합 중 쓰러져 그대로 교체됐다.

이날 오후 결과가 나왔다. 이동국의 시즌이 조기에 막을 내렸다. 그는 오른쪽 종아리 내측 비복근 부착부 파열로 4~6주의 진단을 받았다. 올시즌 클래식은 5라운드(5주)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동국의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두 가지의 시선이 엇갈린다. 우선은 '팀 전북'이다. 이동국의 공백이 우승 레이스에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수원을 1대0으로 꺾은 전북은 승점 68점을 기록했다. 2위 수원(승점 58)과의 승점 차를 10점으로 벌렸다. 5경기에서 2승만 챙겨도 자력 우승이 가능하다. 이동국도 '조금은 다행'이라고 했다. "올시즌 발가락 골절 등 부상을 참으며 우승을 위해 뛰었다. 다행히 팀이 K-리그 클래식 우승을 위한 8부 능선을 넘은 상황에서 부상을 해 조금은 다행이다. 우리 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우승을 이뤄내리라 믿는다. 경기장에서 선수들을 마음 편히 응원하며 위안을 삼겠다."

그러나 2009년 득점왕에 오른 이후 5년 만의 득점왕 탈환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이동국은 현재 13골로 득점 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그의 골시계는 멈췄고, 격차도 크지 않다. 득점왕 타이틀 경쟁이 안갯속으로 빠졌다. 2위 산토스(수원)가 12골을 기록하고 있다. 한교원(전북) 스테보(전남) 드로겟(제주)이 나란히 10골을 터트렸다. 5경기에서 충분히 뒤집어질 수 있다. 최강희 전북 감독도 "개인적으로는 이동국이 득점왕 경쟁을 하고 있어서 남은 5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기를 바랐는데 아쉽다"고 했다.

그라운드에 서는 순간 부상은 숙명이다. 하지만 종착역을 앞두고 부상 암초를 만난 이동국의 아쉬움은 클 수밖에 없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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