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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직전 '딱 1초의 방심'이 화를 불렀다. 그 1초에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우승 경쟁의 무게추가 크게 기울어졌다.
평정심이 필요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꼭 승리해야한다'는 말의 무게를 잘 알고 있었다.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전북의 '전'자로 꺼내지 않았다. 그저 "올 시즌 성남에게는 1무1패로 약했다. 오늘 승리해서 아픔을 설욕하자"고만 했다. 그래도 걱정은 여전했다. 자신이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선수들의 부담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선수들도 꼭 승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분명 경기 중 조급함이 나올 것이다. 어떻게 극복할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서 감독의 걱정은 경기 중 그대로 표출됐다. 전반 2분만에 김두현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지만 9분 후 동점골을 내주었다. 그마저도 중거리슛이 굴절되며 들어간 '불운한 실점'이었다. 이후 수원 선수들은 성남의 밀집수비를 뚫지못하고 허둥지둥했다.
경기 후 서 감독은 "축구는 알다가도 모르는 것이다. 솔직히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까지 앞만보고 달려왔다. 2위가 되니까 주위에서 우승 경쟁에 대한 이야기를 하더라. 독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팀에 대해서 집중하고 더 단단히 준비하라는 계시로 알겠다"고 말했다.
수원=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