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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첫 선택은 기성용(26·스완지시티)이었다.
기성용으로선 부담백배였다. 하지만 그의 이름값은 달랐다.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한 그의 아우라는 특별했다. 훌륭하게 버텼고, 슈틸리게 감독의 주문대로 중심을 지켰다. 플레이도 캡틴스러웠다. 활동 반경이 최고였다. 수세시에는 중앙수비까지 가담하며 커버 플레이를 했다. 공격 전개 과정에선 줄기였다. 패스는 예리하면서 힘이 넘쳤다. 상황 판단도 뛰어났다. 전진해야 할 때는 볼흐름에 몸을 맡기거나 드리블로 적진을 헤쳐나갔다. 물러서야 할때는 빼어난 완급 조절로 숨고르기를 했다.
"처음 주장 완장을 차게 되어 상당히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영광스러운 자리지만 그라운드 안팎에서 선수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경쟁 안에서 최고의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주어진 어떤 부분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기성용의 출사표였다. 그는 한국 축구의 중심이다. 그의 발끝에서 공수가 시작된다. 이날도 명불허전이었다. 백점짜리 주장 데뷔전을 치른 기성용은 후반 34분 박종우(광저우 부리)와 교체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과 포옹하며 머리를 토닥거렸다.
천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