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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축구계가 충격에 휩쌓였다.
2010~2011시즌 프리메라리가는 사상 유례없는 강등전쟁이 펼쳐진 시즌이었다. 중상위권인 8위부터 강등권인 18위까지 승점차가 6점에 불과할 정도였다. 누가 강등될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레반테는 주전급 선수 5명을 라인업에서 제외한채 느슨한 경기 운영을 펼쳤고, 당시부터 승부조작 의혹을 받아왔다. 사라고사는 잔류를 위해 무조건 승리가 필요했고, 레반테는 이미 잔류를 확정지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사라고사는 레반테에 2대1 손쉬운 승리를 거두며 잔류를 확정지었다. 스페인 검찰의 조사 결과 당시 사라고사의 극적인 잔류 배경이 밝혀졌다. 스페인 검찰은 사라고사 구단측이 경기가 있기전 레반테 선수들에 접근해 승리를 도와줄 시 일정 금액을 지급할 것이라는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 사라고사의 주장 가비(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최근 법정에서 실제 돈이 오간 사실까지 실토했다. 스페인 검찰은 사라고사가 8명의 레반테 선수들에게 100만유로(약 13억4000만원)을 지불했다고 전했다. 스페인 검찰은 이미 아가피토 이글레시아스 전 사라고사 구단주와 가비를 소환해 조사를 펼쳤다. 향후 카를로스 디오고, 이반 오브라도비치, 호르헤 로페스, 그리고 필요하다면 아기레 감독도 조사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무려 12명의 선수가 승부조작에 관여했다는 스페인 검찰의 결과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아기레 감독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당시 주장이었던 가비마저 승부조작 사실을 일부 시인한 만큼 아기레 감독도 승부조작에 직접 관여했거나 사전에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구단 관계자와 선수까지 포함된 승부조작을 감독을 제외하고 한다는 것이 말이 되질 않는다. 일단 아기레 감독은 "편안한 마음으로 일본에서 일을 하고 있는 만큼 상황을 주시하겠다"며 혐의를 부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축구협회도 아기레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와 무관할 것이라는 믿음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아기레 감독이 승부조작에 관여했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일본 대표팀은 큰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법에 따르면 승부조작의 혐의가 있을 시 최소 4년에서 최대 6년까지 실형을 선고받는 것으로 되어있다. 이렇게 된다면 가비는 물론 위에서 언급된 선수들의 선수 생활은 거의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기레 감독 역시 지도자 라이센스 정지처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스페인에서 불어온 승부조작 쇼크로 아기레 감독의 초반 입지는 흔들릴데로 흔들린 상황이다. 최악의 상황에는 새로운 감독을 찾아봐야 하는 것은 물론 아기레 감독을 선임한 집행부까지 비난의 목소리가 돌아갈 수 있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에서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일본의 계획에도 차질을 빗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