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슈퍼리그는 과연 성공할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10-04 09:32


◇ISL 뭄바이시티에 입단한 니콜라스 아넬카(왼쪽)가 지난 1일(한국시각) 인도 뭄바이의 쿠퍼레이지 가든에서 영국 출신의 피터 레이드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팀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뭄바이(인도)=ⓒAFPBBNews = News1

과연 인도슈퍼리그는 아시아의 새로운 '빅마켓'이 될 수 있을까.

동아시아와 중동, 동남아시아로 삼분화된 아시아 축구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아시아 축구의 변방으로 불렸던 인도가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존 I-리그와 차별화를 선언하면서 출범한 인도슈퍼리그(ISL)가 주인공이다.

ISL은 단 8개팀이 참가해 고작 12주 간 경기를 펼치는 소규모 리그다. 이럼에도 아시아 뿐만 아니라 세계의 눈이 쏠려 있다. 왕년의 스타들이 모두 모였다. 다비드 트레제게, 로베르 피레(이상 프랑스), 알레산드로 델피에로(이탈리아), 프레데릭 융베리(스웨덴), 호안 카프데빌라, 루이스 가르시아(이상 스페인), 데이비드 제임스(잉글랜드), 엘라누(브라질), 마누엘 프리드리히(독일), 코스타스 카추라니스(그리스) 등 선수 뿐만 아니라 리키 허버트(호주), 지코(브라질), 마르코 마테라치(이탈리아) 등 지도자로 선을 보이는 이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단기간에 스타들을 끌어 모으면서 이슈화에 성공해 '리그를 알려 수익을 낸다'는 초기의 목적은 달성한 듯 하다. 인도 최대 이륜차업체인 히어로모터그룹과 3년 간 메인스폰서십 계약을 맺었고, 홍콩에 기반을 둔 스포츠전문매체인 스타스포츠와 TV중계권 계약도 맺었다.

왕년의 스타들을 끌어 모을 수 있었던 배경은 짧은 리그 기간이다. 재기의 발판이 될 만하다. 유럽 주요 여름이적시장은 9월 1일에 마감되고 이듬해 1월 1일부터 겨울 이적시장이 열린다. 여름에 팀을 찾지 못한 자유계약(FA)신분 선수 입장에선 ISL이 경기력 유지 뿐만 아니라 수입도 챙길 수 있는 기회다. 세계적 명성을 쌓은 스타들이 기꺼이 ISL의 제안에 응하는 배경이다.

인도는 영연방 국가 중에서도 축구열기가 낮은 국가로 꼽힌다. 하키, 크리켓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높다. I-리그가 10팀을 바탕으로 운영됐으나, 대도시 팀은 뭄바이 한 팀일 정도로 기반이 열악하다. 이렇다보니 국제무대는 고사하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자격을 얻지 못한 하위랭킹 국가간 프로대항전인 아시아축구연맹(AFC)컵에서도 싱가포르, 베트남 등에 밀려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ISL은 왕년의 스타들을 기반으로 뭄바이, 델리, 첸나이, 콜카타 등의 대도시 연고 기반의 팀들이 참가한다. 다른 동남아 국가와 마찬가지로 자국리그 대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유럽챔피언스리그에 열광하는 팬들에게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건은 과연 올 시즌이 어떻게 진행될 지다. 짧은 리그 일정과 경기수는 흥행을 지속하기에 불리한 여건이다. 대부분의 스타 선수들이 3개월 단기계약인 만큼 한 시즌이 끝나면 팀을 떠나 연속성이 결여된다는 점도 문제다. 리그에서 가치를 끌어올리거나 팀을 이끈다는 생갭다는 컨디션 점검을 위한 '전진기지' 정도의 시각이 대다수다. 이런 부분이 그라운드의 부진으로 연결될 경우 결국 팬들도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런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하면 각 팀과 리그의 재정적 기반도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ISL은 오는 15일(한국시각) 콜카타의 유바바라티크리랑간에서 아틀레티코 콜카타와 뭄바이시티 간의 개막전을 통해 막을 연다. 과연 ISL은 아시아 축구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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