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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셨습니까." "안녕하십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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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제무대에서 수 차례 맞대결한 두 지도자였다. 시작부터 부드러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서로 먼저 기자회견 단상에 오르라며 권했고, 취재진 앞에서는 환한 미소로 두 손을 맞잡으면서 인사를 건넸다. 기자회견에서도 서로를 배려하는데 신경을 쓰는 기색이 역력했다. 조별리그부터 4강전까지 자신감이 넘쳤던 이 감독은 북한을 추켜세웠다. "북측(북한)과 지난 2010년 아시아선수권 4강에서 한 차례 맞붙어 본 바 있다. 당시 우리가 패했다. 수비를 두텁게 하면서도 빠른 역습으로 승부를 보는 경향이 있었다. 장점이 많은 팀이다." 결전을 앞둔 북한 지도자나 선수들은 으레 정치적 멘트를 앞세운다. 그러나 윤 감독은 부드러웠다. "남과 북이 오랜만에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만났다.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 남측(한국)은 기술이 좋은 편이다. 우리는 공격과 방어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매 경기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승부욕까지 숨기진 못했다. 이 감독은 "북한은 연장전까지 치르면서 체력소모가 더 클 것"이라며 "선수들의 의욕이나 마음가짐 모두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 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윤 감독은 이광종호의 '홈 어드밴티지'를 경계했다. 그는 "정인관의 퇴장은 철저한 오심이었다. 주심들이 공정한 판정만 한다면 실력 대 실력으로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백업 선수가 있는 이유는 이런 상황 때문이다. 적절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자회견을 모두 마치고 양팀 감독은 선전을 다짐하는 악수를 나누며 웃음을 지었다. 명승부를 다짐한 남북 지도자들의 밑그림이 그라운드에서 어떻게 채색될 지 주목된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