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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역사의 페이지를 넘겼다. 이제 신화를 만드는 일만 남았다.
남은 것은 북한전 단 1경기 뿐이다. 북한은 더 이상 역습에 치중하는 수비적인 팀이 아니다. 뛰어난 조직력과 지치지 않는 체력을 앞세워 승승장구 했다. 특히 잔뜩 웅크렸다가 최전방 원톱을 향해 연결하는 긴 패스로 일관하던 옛 패턴을 버리고 빌드업을 통해 차분하게 공격라인을 끌어 올리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이번 아시안게임 성공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엿보기에 충분했다. 측면 공간으로 길게 넘기는 패스로 수비라인을 흔드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패스에 맞춘 침투 타이밍 등 세밀한 모습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지만, 한국이 앞서 상대한 팀들에 비해서는 분명 강한 전력을 갖추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호재는 있다. 5경기 연속골을 기록 중이던 정인관이 이라크전에서 퇴장 당해 결승전에 나서지 못한다. 그러나 리용익과 심현진, 리혁철 등 그동안 공격라인에서 맹활약 했던 선수드를 무시할 수 없다. 특히 결선 토너먼트부터 합류한 유럽파이자 박주호의 옛 동료 박광룡(바젤)은 주의가 요구된다. 이 감독은 북한전에서도 포백라인의 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좌우 풀백의 오버래핑에 신중을 기하면서 중앙 제공권 장악과 측면 공간 커버 등 세밀한 부분을 다듬는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일본, 태국전 등 이틀 간격으로 치른 승부 탓에 누적된 피로를 얼마나 빨리 털어내느냐가 관건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