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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16년 만의 한-일전, 이광종호 '일본은 없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9-27 09:50



한국 축구 최고의 명장면은 언제나 '극일'의 환희와 함께 했다.

황선홍의 결승골이 터진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이민성의 통쾌한 왼발 역전 결승골로 도쿄국립경기장을 눈물로 물들인 1998년 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쓴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태극마크를 짊어진 전사들이 '숙적' 일본을 꺾는 순간마다 5000만이 열광했다. 아시아 최고의 국가 더비인 한-일전은 항상 중요한 순간, 극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28년 만의 금사냥을 정조준하고 있는 이광종호의 8강 상대는 일본이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8일 오후 5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일본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을 갖는다. 무승부는 없다. 무조건 승부를 내야 하는 토너먼트다. 연장전, 승부차기까지 승리 또는 패배로 결정을 지어야 할 승부다.

조별리그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던 이광종호의 경기력이 살아나고 있다. 홍콩과의 16강전 후반전부터 공격 물꼬가 트였다. 이용재(23·나가사키) 박주호(27·마인츠) 김진수(22·호펜하임)가 잇달아 골망을 갈랐다. 4경기 연속 무실점 중인 포백라인, 감을 잡은 공격진 모두 일본전 승리를 기대할 만한 전력이다. 히든카드도 준비되어 있다. 지난 17일 사우디전에서 오른쪽 종아리를 부상했던 김신욱(26·울산)의 복귀가 점쳐지고 있다. 이 감독은 "김신욱이 8강에선 30분 정도를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신욱 역시 "일본전은 뛰지 않을 수 없는 경기다. 5분이라고 뛰고 싶다"고 승리를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일본은 아시안게임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본선행 교두보로 삼고자 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 21세 이하 국내파로 대표팀을 꾸렸다. 지휘봉은 A대표팀 수석코치인 데구라모리 마코토가 맡고 있다. 조별리그에선 이라크에 덜미를 잡히면서 2승1패, D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하지만 팔레스타인과의 16강전에서 4대0으로 완승하면서 8강행 티켓을 따냈다. 빠른 패스 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중앙돌파, 탄탄한 기본기와 왕성한 활동력을 앞세운 조직력이 강점이다. 개인기가 좋은 왼쪽 윙어 나카지마 쇼야(20·도야마)가 요주의 선수로 꼽힌다. 그러나 역습에 취약하고 최전방 공격라인의 조직력이 우수하지 못했다는 게 단점이다.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광종호의 전력이라면 충분히 꺾을 수 있는 전력으로 꼽히고 있다. 데구라모리 감독은 선수들의 자신감 고취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한국을 꺾는 기쁨을 누리고 싶다."

이 감독은 "16강전부터는 최상의 전력으로 싸울 계획"이라며 금사냥 로드맵을 공개했다. 홍콩전 결승골의 주인공 이용재가 최전방 원톱으로 나서고, 이재성(22·전북) 김승대(23·포항) 안용우(23·전남)가 2선에 배치될 전망이다. 2선에는 박주호와 손준호(22·포항), 포백라인에는 김진수, 김민혁(22·사간도스), 장현수(23·광저우 부리), 임창우(22·대전)가 포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승규(24·울산)이 골문을 지킬 것이 유력하다.

16년 만의 아시안게임 한-일전이다. 한국은 일본과의 올림픽대표간 경기서 2003년 이후 2무1패로 열세다. 금맥 캐기에 올인한 이광종호의 목표는 오직 승리 뿐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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