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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최고의 명장면은 언제나 '극일'의 환희와 함께 했다.
조별리그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던 이광종호의 경기력이 살아나고 있다. 홍콩과의 16강전 후반전부터 공격 물꼬가 트였다. 이용재(23·나가사키) 박주호(27·마인츠) 김진수(22·호펜하임)가 잇달아 골망을 갈랐다. 4경기 연속 무실점 중인 포백라인, 감을 잡은 공격진 모두 일본전 승리를 기대할 만한 전력이다. 히든카드도 준비되어 있다. 지난 17일 사우디전에서 오른쪽 종아리를 부상했던 김신욱(26·울산)의 복귀가 점쳐지고 있다. 이 감독은 "김신욱이 8강에선 30분 정도를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신욱 역시 "일본전은 뛰지 않을 수 없는 경기다. 5분이라고 뛰고 싶다"고 승리를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일본은 아시안게임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본선행 교두보로 삼고자 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 21세 이하 국내파로 대표팀을 꾸렸다. 지휘봉은 A대표팀 수석코치인 데구라모리 마코토가 맡고 있다. 조별리그에선 이라크에 덜미를 잡히면서 2승1패, D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하지만 팔레스타인과의 16강전에서 4대0으로 완승하면서 8강행 티켓을 따냈다. 빠른 패스 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중앙돌파, 탄탄한 기본기와 왕성한 활동력을 앞세운 조직력이 강점이다. 개인기가 좋은 왼쪽 윙어 나카지마 쇼야(20·도야마)가 요주의 선수로 꼽힌다. 그러나 역습에 취약하고 최전방 공격라인의 조직력이 우수하지 못했다는 게 단점이다.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광종호의 전력이라면 충분히 꺾을 수 있는 전력으로 꼽히고 있다. 데구라모리 감독은 선수들의 자신감 고취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한국을 꺾는 기쁨을 누리고 싶다."
16년 만의 아시안게임 한-일전이다. 한국은 일본과의 올림픽대표간 경기서 2003년 이후 2무1패로 열세다. 금맥 캐기에 올인한 이광종호의 목표는 오직 승리 뿐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