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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기회잡은 백지훈과 조민국 감독의 승부수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09-17 17:44



4년 만에 웃었다.

'꽃미남' 백지훈(29·울산)이 K-리그 클래식에서 골맛을 본 것은 2010년 8월 7일 인천전 이후 4년 1개월 만이었다.

백지훈은 13일 부산과의 K-리그 클래식 26라운드에서 0-1로 뒤진 후반 6분 동점골을 쏘아 올렸다.

하마터면 4년 만의 찾아온 득점 기회를 아예 잡지도 못할 뻔했다.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다. 최근 좋은 몸 상태에도 불구하고 경기력이 좋지 않아 코칭스태프의 신임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4월 이후 줄곧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다 8월부터 후반 조커로 투입됐지만, 코칭스태프의 주문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울산 코칭스태프는 부산전을 앞두고 한 자리에 모여 백지훈의 선발 투입 여부를 논의했다. 3명의 코치들은 반기를 들었다. 10일 수원에 패해 7위로 내려앉은 팀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은 풍부했다. 하성민이 건재하고, 김성환도 컨디션이 좋았다. 굳이 백지훈을 투입하는 모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조민국 울산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백지훈이 뭔가 해줄 것 같은 느낌이 왔다. 승부수를 던졌다. 백지훈의 선발 출전을 지시했다. 조 감독은 "지훈이에게도, 나에게도 모험이었다. 지훈이에게는 사실상 부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나는 지훈이가 잘해주지 못할 경우 코치들에게 신뢰를 잃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백지훈은 한 방으로 기대치를 충족했다. 조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백지훈은 "선발이든 아니든 꾸준히 운동을 했다. 언젠간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했고, 김신욱이나 국가대표 선수들이 빠지면서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셨다"며 "팀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선수들과 하나가 돼 승리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백지훈은 그 동안 몸 상태를 정상적으로 회복하느라 고생했다. 2010년 무릎 부상 이후 재활과 복귀가 이어졌지만, 2011년 또 다시 부상으로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2012년 상주 상무로 군입대했지만, 부활은 남얘기였다. 특히 지난해 제대 이후 원소속팀 수원과 재계약하기까지 개인훈련으로 몸을 만든 상태라 컨디션 향상에 애를 먹었다.


올시즌 '제2의 전성기'를 꿈꿨다. 그러나 임대 부담에 사로잡혀 있었다. 백지훈은 "매 경기를 뛸 때마다 부담감이 많았다. 임대로 와서 팀에 도움이 되고 포인트를 올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4년 만의 골보다 더 기쁜 것은 자신감 향상이다. 백지훈은 "이제 골을 넣었기 때문에 이전 경기보다 자신감을 많이 가지고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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