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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판 할 신임 맨유 감독이 모처럼 미소를 지었다.
왼쪽에 포진한 'EPL 최고 이적료의 사나이' 디 마리아는 왼쪽과 중앙을 오가며 경기를 주도했다. 돌파력은 여전했으며, 날카로운 패스로 여러차례 찬스를 만들어냈다. 그는 1골-1도움을 올리며 몸값을 해냈다. 오른쪽에 포진한 에레라 역시 여유있는 경기운영을 선보이며 맨유 미드필드의 밸런스를 유지했다. 데뷔전을 치른 블린트는 그야말로 '꿀영입'이었다. 당초 왼쪽 윙백 혹은 센터백 기용이 유력했던 블린트는 아약스 시절 주 포지션인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맹활약을 펼쳤다. 왼쪽, 중앙, 오른쪽을 가리지 않는 폭넓은 움직임으로 공수를 이끌었다. 부진했던 마타 역시 제 몫을 해냈다. 맨유는 이날 무려 91%에 달하는 패스 성공률과 69%의 볼 점유율을 보이며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포백과 다이아몬드 전술의 성공으로 판 할 감독이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이 한가지 더 추가됐다. 판 할 감독은 올시즌 3-5-2 포메이션을 주력으로 사용할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크리스 스몰링, 필 존스 등 중앙 수비수들의 연이은 부상을 수비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꺼내든 4-4-2 카드의 대성공으로 보다 유연한 전술 활용이 가능해졌다. 판 할 감독이 경기마다 다양한 전술을 꺼내드는 지략가 스타일임을 감안하면 기존 선수들의 빠른 전술 적응은 향후 리그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QPR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라다멜 팔카오의 활용도도 고민이다. 25분 정도 그라운드를 누빈 팔카오는 아직 베스트 컨디션이 아니었다. 후반 39분 그답지 않은 실수로 골장면을 놓치기도 했다. 팔카오를 기용하기 위해서는 로빈 판 페르시와 웨인 루니 조합에 변화를 줘야 한다. 팔카오-판 페르시는 모두 전문 골잡이 유형으로 움직임 동선이 겹칠 가능성이 높다. 둘을 선발로 쓸 경우 루니를 내려야 하는데 이 경우에는 마타가 희생해야 한다. 마타는 벌써부터 이적설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3710만파운드를 들여 영입한 선수를 1년도 돼지 않아 내치기란 쉽지 않다. 결국 판 할 감독은 이들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전술을 다시 한번 고심해야 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