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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월드컵 조별 예선 탈락. 충격을 추슬러 다시 모였다. 하지만 내용도, 결과도 아쉬움이 남긴 마찬가지였다. 스페인이 5일 새벽(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데 프랑스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로익 레미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1-0으로 패했다. 어느 정도 안정 궤도에 오른 상대와 비교했을 때, 아무래도 선수 구성 면에서 과도기적인 모습이 많았다. 폭삭 주저앉은 팀을 재건하기 위해선 그 무엇보다도 시간이 절실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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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는 '첼시의 구세주'였지, '스페인의 구세주'는 아니었다. 2선과의 거리가 꾸준히 유지되지 못하자, 또 다시 침묵했다. 4-2-3-1 중 2선에 세 명을 둔 소속팀에서는 거리를 유지하며 보좌를 받을 수 있었다. 더욱이 동료 선수 개개인이 상대 수비수의 견제를 분담하는 장면도 많았다. 이러한 차이는 결국 코스타 본인이 팀에 녹아든 정도로 직결된다. 공격 전개의 과정에서 선을 하나 더 그리는 식의 포스트 플레이는 이뤄지지 않았고, 동료가 없어 홀로 적진에 뛰어들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앞선에서 줄곧 고립된 이 선수는 대표팀 소집의 보람을 찾지 못하고 67분 만에 교체 아웃됐다.
더 큰 문제는 스페인이 볼을 빼앗긴 형태가 지독히도 좋지 않았다는 데 있다(하단 캡쳐 참고). 과거와 비교해 중앙선 언저리에서 패스웍이 끊긴 정도는 눈에 띄게 높아졌다. 어설픈 종패스가 끊겼을 때 그 사후 대처는 사뭇 심각해지며, 지난 월드컵에서처럼 빠른 템포로 뒷공간을 얻어맞을 확률 역시 증가했다. 프랑스는 중원에서의 볼 점유를 슬쩍 포기한 대신, 포그바가 순간적으로 빠르게 치고 나가는 등 기다렸다가 맞받아치는 공격을 여러 번 시도했다. 볼을 끊어낸 뒤 공격을 시작하는 첫 패스, 역습을 준비하는 선수들의 위치가 완벽하지 못했던 것이 스페인으로선 그나마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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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못해 부러진 뼈도 완전히 붙기까지는 시간이 한참 걸린다. 하물며 무너진 팀을 다시 최상위권으로 끌어 올리는 건 오죽할까. 선수들 대부분이 유럽 리그에서 뛰며 주어진 소집 시기를 알뜰하게 활용한다고는 해도, 1년에 몇 번 못 보는 대표팀의 성격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언제쯤 구겨진 명예를 빳빳하게 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유로 2016의 예고편이 더 흥미로워졌다.
프랑스(1) : 레미(73')
요리스(GK) / 에브라(디그네,67')-사코-바란-드뷔시 / 마투이디(카바예,67')-포그바 / 그리즈만(레미,58')-발부에나(카벨라,75')-시소코(슈나이덜린,78') / 벤제마
스페인(0) : X
데 헤아(GK) / 아스필리쿠에타-라모스-산 호세-카르바할 / 파브레가스(페드로,67')-부스케츠(이투라스페,H.T)-코케 / 카솔라(이스코,78')-코스타(알카세르,67')-가르시아(실바,58')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