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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22·레버쿠젠)의 첫 세계무대 도전은 눈물이었다.
손흥민은 경기 후 "브라질월드컵 뒤 첫 경기였다. 많은 팬들의 응원 속에 동기부여를 할 수 있었다. 내가 골을 넣진 못했지만, (이)동국이형이 100번째 A매치서 득점을 해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탈락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눈물을 흘렸던 손흥민은 이날 밝은 표정으로 아쉬움을 완전히 털어냈음을 밝혔다. 그는 "지금도 울어야 되느냐"고 농담을 던지면서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아쉬움이 컸다. 이후 첫 경기에서 처졌던 분위기를 다시 살려 너무 좋다"고 말했다. 또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팬들이 응원을 해주셨다. 아직 한국 축구를 사랑하시는 마음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우루과이전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독일에 돌아가서 더 열심히 노력해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싶다"는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이날 경기에 대해선 "전반적인 경기 내용은 좋았다"며 "전반전 (김)진현이형이 실수를 했는데, 본인도 황당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실수로 팀은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고 본다. 안방에서 허무하게 질 수 없었다. 신태용 코치의 공격적인 전술도 한 몫을 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날 손흥민은 후반 12분 이동국이 헤딩 역전골을 터뜨리자 축구화를 닦는 재치넘치는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에 대해 이동국은 "머리로 골을 넣었는데 발을 내밀라고 해 당황했다"고 웃음을 보였다. 손흥민도 "미리 준비를 하지 못했는데, 존경심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경기 전 '형님, 100번째 경기인 만큼 축포를 터뜨리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내가 득점을 하진 못했지만 동국이형의 골이 너무 뿌듯하고 자랑스럽고 멋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부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