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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킹' 이동국(37·전북)이 자신의 센추리클럽(A매치 100회 이상 출전) 가입을 자축했다.
이동국은 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베네수엘라와의 평가전에서 1-1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6분 역전골을 터뜨렸다.
정점은 후반 6분 찍었다. 상대 골문을 뚫었다. 김민우의 코너킥을 가까운 골포스트에서 헤딩을 날렸다. 크로스바에 맞은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센추리클럽 가입 자축포였다. 이동국은 1998년 5월 16일 자메이카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에 데뷔한 이후 5957일, 만 16년3개월20일 만에 대업을 이뤘다.
굴곡의 태극마크였다. 데뷔 당시 아시아 최고의 공격수로 각광을 받았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본선 2차전 네덜란드전에서 0-5로 끌려가던 후반전 호쾌한 오른발슛으로 세계의 눈을 단숨에 사로 잡았다. 그러나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와 함께 하지 못했다.
군 입대 후 절치부심하면서 2006년 독일월드컵을 준비했지만, 본선 직전 불의의 부상으로 눈물을 흘렸다. 2007년 아시안컵 대회 기간 중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숙소를 무단이탈, 음주한 사실이 밝혀져 대표선수 자격 1년 정지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자숙기간을 거쳐 복귀한 대표팀에서 명불허전의 기량을 펼쳐 보이며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 출전의 꿈을 이뤘다. 그러나 우루과이와의 16강전까지 4경기 중 단 2경기 출전에 그쳤다. "내가 상상했던 월드컵은 이런 게 아니었다"는 말은 지금도 심금을 울린다. 30줄을 넘어서도 바람잘 날이 없었다.
2011년 10월 다시 태극마크를 달면서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 나섰으나, 부진으로 비난의 화살을 한몸에 받아야 했다. 결국 본선행에 공헌했음에도 정작 본선 무대에는 서지 못하면서 또 다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동국은 스트라이커로는 불혹을 넘긴 34세의 나이에도 K-리그 클래식 득점랭킹 선두를 달리면서 무력시위를 했다. 홍명보 감독 사퇴 뒤 이어진 스트라이커 부재에 이동국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부천=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