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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이청용 롱런? 'Mr. 쓴소리'의 한국 축구 구하기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9-03 16:34 | 최종수정 2014-09-04 06:34



'블루드래곤' 이청용(볼턴)이 다시 뛰는 한국 축구를 구할 수 있을까. 이청용이 베네수엘라(9월 5일)- 우루과의(9월 8일)와의 A매치 2연전에서 주장 완장을 찬다. 이청용이 주장에 선임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청용은 지난해 11월 스위스-러시아와의 A매치 2연전에서 주장 역할을 수행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캡틴' 구자철(마인츠)을 도와 부주장을 맡았다.

'임시 캡틴'이지만 완장의 무게가 예전보다 더 무겁다. 한국 축구는 위기다. 사령탑이 없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1무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이 사퇴했다.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 중이다. 9월 A매치 2연전은 신태용 코치, 박건하 코치, 김봉수 골키퍼 코치 체제로 치러진다.

사령탑의 부재로 그라운드 리더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그래서 이청용의 주장 선임이 더 반갑다. 이청용은 리더의 조건을 두루 갖췄다. 대표팀 선·후배 동료들의 신망이 두텁다. 둥글둥글한 성격이다. 배려심도 깊다. 대표팀의 중심인 기성용(스완지시티) 구자철 손흥민(레버쿠젠) 등과 친분이 두텁다. 주장의 조건 중 하나인 '붙박이 주전'이다. 유럽에서 쌓은 경험도 풍부하다. 아직 나이도 20대 중반에 불과하다. 향후 5년 넘게 대표팀에서 활약을 이어갈 수 있다.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지만 필요할 때는 날선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별명이 'Mr.쓴소리'다. 대표팀과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주변 눈치를 보지 않고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동료들에게도 의견을 가감없이 전달한다. 지난 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청용은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감독님이 자주 바뀌어서 계속 새로운 팀이 되고 있다. 아시안컵까지 3~4개월 남았는데 또 새 팀이 만들어진다. 이런 부분이 아쉽다"고 쓴소리를 했다.

'명예회복'이 목표인 이청용과 대표팀 모두에 위기가 기회다. 이청용은 브라질월드컵에서 유독 부진했다. 전성기의 날쌘 모습이 필요하다. 또 9월 A매치 2연전은 이청용이 '캡틴' 능력을 검증받는 무대다. 이청용을 중심으로 태극전사들이 똘똘 뭉쳐 명예회복에 성공한다면 '캡틴 이청용' 시대가 지속될 수 있다. 이청용은 "최근 대표팀 분위기가 좋지 못했기 때문에 평가전을 앞둔 각오가 남다르다. 추석에 열리는 A매치인 만큼 좋은 경기로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파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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