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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 다음에는 독수리다.'
서울전 승리를 위해 선전포고를 날렸다. 최강희 감독이 전면에 나섰다. 최강희 감독은 서울전을 앞두고 오랜만에 밀짚모자를 쓰고 고무장화를 신었다. 2011년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선보였던 '봉동이장' 패션이다. 3년만에 공식(?)적으로 다시 이장 패션을 소화했다. 한가지 변화가 있었다. 그의 손에는 우승컵이 아닌 사냥총이 들려 있었다. '독수리'를 사냥하는 포즈를 취했다. 지난해 6월, A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전북으로 돌아와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최용수 감독을 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제 독수리 잡아야지~." 최강희 감독의 출사표다.
분위기, 체력, 전력 모두 전북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 전북은 지난 3일 클래식 18라운드에서 선두를 탈환했다. 99일만에 포항을 끌어내렸다. 이어 21라운드에서는 '황새' 사냥에 성공했다. 황 감독의 포항을 원정에서 2대0으로 제압했다. 최근 6번 동안 이겨보지 못한 포항을 7번만에 제압했다. 최근 4연승을 비롯해 10경기 연속 무패행진(7승3무)을 질주 중이다. 전북에서만 통산 100호골을 쏘아 올린 이동국의 득점 감각이 매섭다. 또 오랜만에 주중 경기가 없어 포항전 이후 일주일간 휴식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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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봐도 전북이 유리한 상황이다. 최강희 감독도 인정했다. "최근 몇년간 전북이 ACL과 리그 일정 때문에 멤버를 나누곤 했었다. 우리가 아닌 상대가 이런 스케줄이 되는 건 몇년만에 처음 있는 것 같다. 전북은 편안하게 상대를 기다리고, 서울은 피곤하게 원정을 온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은 완벽한 사냥을 준비 중이다. 그는 "서울이 변칙적으로 이 경기에 나설 것이지만 경기를 아예 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인천전에서 스쿼드에 변화를 줘 재미를 봤다. 하지만 서울의 변화를 우리는 상관 안한다. 우리가 가진 능력만 보여주면 된다. 서울이 극단적으로 수비에 치우친다고 해도 승부는 낼 것"이라며 승리를 다짐했다. 사냥꾼으로 변신한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과 두터운 수비벽을 내세워 총탄을 피하려는 '독수리' 최용수 감독, '최'와 '최'의 대결이 23일 전주성에서 펼쳐진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