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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광저우, 포항-서울이 웃고 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8-20 22:03


ⓒAFPBBNews = News1

광저우 헝다(중국), 중국의 자존심이자 아시아의 '디펜딩챔피언'이다.

지난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에 이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무대까지 밟았다. 그동안 월드컵 등 국제무대에서 기를 펴지 못했던 중국 축구의 자존심을 제대로 세웠다. 2009년 승부조작 가담 사실이 밝혀지며 2부리그 강등의 철퇴를 맛본 지 5년 만의 일이다. 전체 선수 연봉만 2530만유로(344억원)다. 알레산드로 디아만티와 알베르토 질라르디노 등 현역 이탈리아 국가대표 선수 뿐만 아니라 브라질 출신의 탈아시아급 공격수 엘케손 등 호화진용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한국 A대표팀 수비수 김영권에 정쯔, 장린펑, 황보원 등 중국 간판 선수들이 모여있다. 이탈리아 출신 명장 마르셀로 리피 감독이 지도력까지 더해지면서 승승장구 했다.

영원한 강자는 없다. 광저우가 무너졌다. 광저우는 20일(한국시각) 호주 파라마타의 피텍 스타디움에서 가진 웨스턴시드니와의 ACL 8강 1차전에서 후반 15분 골렉에게 결승골을 내주면서 0대1로 패했다. 남반구 겨울인 호주의 기후와 원정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후반 45분엔 공격수 가오린, 47분엔 수비수 장린펑이 잇달아 퇴장 당하면서 전력 공백까지 불거졌다. 이날 패배로 광저우는 오는 27일 안방에서 갖는 2차전을 반드시 이겨야 4강행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주전 공백으로 전력 구성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반면 광저우를 상대로 깜짝승리를 따낸 웨스턴시드니는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4강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두 팀의 승자와 포항-서울의 승자는 4강에 격돌한다.

광저우의 패배는 포항과 서울에겐 희소식이다. 당초 4강에서 광저우와 맞붙게 되면 결승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광저우는 지난해 K-리그 팀들과 맞붙어 패배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우승까지 내달렸다. 올해 대회에서도 '절대1강'으로 꼽히는 전북을 상대로 승리하는 등 막강한 힘을 드러냈다. 웨스턴시드니는 조별리그만 해도 뛰어난 득점력이 돋보였다. 그러나 중원의 핵인 오노 신지(일본)가 16강을 마친 뒤 이어진 휴식기에 일본 J2(2부리그) 삿포로 이적을 택하면서 무게감이 확 줄었다. 광저우의 공세에 수비와 역습으로 맞서며 승리를 얻긴 했으나, 전력은 포항과 서울에 비해 처진다는 분석이다.

ACL은 16강까지 동-서아시아를 구별하던 예년과 달리 올해부터 4강까지 동서를 나눠 경기를 치른다. 4강전은 9월 17일(1차전)과 10월 1일(2차전)이 열린다. 결승전은 동아시아와 서아시아의 승자가 홈앤드어웨이로 격돌한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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