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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청소기 재가동' 김남일 "우승 희열 느끼고 싶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8-13 06:16



'진공 청소기' 김남일(37·전북)의 그라운드 복귀가 임박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김남일이 정상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경기 투입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남일은 7월 말부터 팀 훈련에 본격 합류한 이후 정상 컨디션까지 몸상태를 끌어 올렸다. 최 감독의 출격 신호만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4월 22일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경기 중 무릎 내측 인대 부분 파열 부상으로 쓰러진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그는 8주간 치료 및 재활 과정을 병행했다. 6월 브라질월드컵에는 해설위원으로 나들이를 했다. 그리고 8월, 다시 뛸 채비를 마쳤다. 오랫동안 기다린 리그 우승을 위한 그의 도전도 다시 시작됐다.

우승 희열을 느끼고 싶다

2014년 김남일이 새 행선지로 전북을 택한 이유는 우승에 대한 열망 때문이었다. 그는 13년 프로생활 동안 전남→엑셀시오르(네덜란드)→수원→빗셀 고베(일본)→톰 톰스크(러시아)→인천을 거쳤지만 아직 리그 우승의 환희를 맛보지 못했다. 올시즌 K-리그 클래식과 ACL 우승을 노렸다. 아쉽게도 ACL 우승 도전은 물거품이 됐다. '라이벌' 포항에 패해 16강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제 목표는 오직 한 가지, 리그 우승이다. 김남일은 11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다른 건 생각할 것도 없다. 무조건 우승 생각만 한다. 은퇴하기 전에 정말 우승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전북 입단 초기보다 우승에 대한 열망이 더 강해졌다. 전북이 우승 전력으로 리그 1위를 질주하자 확신이 생겼다. 그는 "지금 분위기라면 충분히 우승 가능성이 있다. 전북 이적 후 팀 분위기가 최고로 좋은 것 같다. 이제 새로운 선수들의 팀 적응도 끝났고, 기량 면에서도 틀이 잡혔다. 더욱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올라와 있다는 점이다. 어느팀을 상대해도 이길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그는 "2006년에 리그 우승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는 정말 억울하고 분했다. 올해는 8~9월이 고비일 것 같다. 특히 포항전이 중요하다. 우승을 하기 위해 꼭 넘어서야 하는 관문이다. 개인적으로도 욕심이 나는 경기다. 꼭 올시즌을 잘 치러서 우승 했을 때의 희열을 느끼고 싶다"며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은퇴를 피부로 느끼다

김남일은 최근 이동국의 활약상을 지켜보며 2년전을 떠올리곤 한다. 2012년, 김남일은 인천에서 리그 34경기에 출전했다. 당시 김남일은 35세였다. 김남일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평가와 함께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볐다. 2014년에는 2년 전 김남일 나이의 이동국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를 보며 김남일은 "동국이한테도 '지금 그 나이가 몸이 가장 좋을 때다. 나도 그 나이때가 가장 좋았다'고 말을 했다"면서 "그 나이에 이제 축구가 보이기 시작하고 열의가 생길 때"라며 웃음을 보였다. 그러나 김남일은 그라운드를 떠나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고 있단다. 특히 지난 4개월간 많은 일들의 그의 곁을 스쳐지나갔다. 3회 연속 밟았던 월드컵 무대에 선수가 아닌 해설위원으로 참가했다. 또 전북에 복귀한 이후 2002년 한-일월드컵을 함께 했던 골키퍼 최은성(현재 전북 코치)의 현역 은퇴식을 지켜봤다. 그는 "'나이가 있어도 경기장에 못나간다는 건 가슴이 아프다'라는걸 느꼈다"면서 "이제 은퇴를 하는 선·후배를 보면 허전하다. 관중들도 외로워지는 것 같다. 나에게도 그런 시기가 다가온다는 걸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눈 앞에 놓인 복귀전에만 집중할 시기라 다른 생각은 잊어야 한다. 김남일은 "부상 치료를 하는 동안 팀을 위한 내 역할이 무엇인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만큼 복귀를 위해 준비를 잘하고 있다. 몸상태가 괜찮으니 경기를 뛰면서 감각만 찾으면 될 것 같다"며 후반기 활약을 다짐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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