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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상주-영남대가 노리는 '첫 4강의 꿈'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8-13 06:16


전북 현대와 상주 상무의 K리그 클래식 2014 16라운드 경기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상주 한상운.
전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7.20/

FA컵 8강전의 또 다른 화두는 '최초'다. 상주 상무와 영남대학교가 FA컵에서 최초의 기적을 준비하고 있다.

상주는 군·경팀 첫 FA컵 4강 진출을 노린다. 당초 상주는 FA컵에 큰 욕심(?)이 없었다. 우승을 차지해도 FA컵 최고의 선물인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할 수 없다. 군팀인 특수상황을 감안해, 클럽 라이센스를 획득할 당시 프로축구연맹, 아시아축구연맹(AFC)과 협의를 한 상황이다. 박항서 상주 감독은 지난 4월에 열린 FA컵 32강전과 16강전에 1.5군을 내세웠다. FA컵을 통해 벤치 멤버의 경기 감각을 끌어 올리고 빡빡한 리그 일정을 감안해 주전들에게 휴식을 부여한다는 생각이었다. 예상밖의 결과가 나왔다. 32강전에서 '강호' 수원을 제압하는등 승승장구했다. 어느덧 상주는 8강까지 진출했다. 대진운도 나쁘지 않다. 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대결을 펼쳤던 챌린지의 강원FC를 만났다. 당시 상주는 1,2차전에서 1승1패를 기록했지만 합계 4대2로 승리를 거두며 챌린지에서 클래식으로 말을 갈아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박 감독은 '도전'을 택했다. 그는 "솔직히 경남과의 리그 경기가 바로 있어서 1군을 내세우기는 어렵다. 리그 순위 싸움이 더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에 상주가 승리를 하면 군·경팀 최초로 4강에 진출하게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홈에서 경기를 하니 도전해볼만한 기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근호 서상민 이상호 등 경기에 연속적으로 출전해 체력적으로 힘든 선수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정상적으로 출전시킬 예정이다. 1.5군이 아니라 컨디션과 체력이 좋은 선수들이 출전하는 것"이라며 정면 대결을 선언했다. 앞서 군팀인 상무는 1999년, 2004년, 2008년, 2010년 등 총 4차례 FA컵 8강에 진출했다. 경찰팀인 경찰청(현재 경찰축구단)은 2003년에 한 번 8강에 올랐다. 두 팀 모두 4강행 티켓 획득에 실패했다. 상주가 강원을 제압한다면 군·경팀 사상 첫 준결승행의 역사를 쓰게 된다.

'돌풍의 팀' 영남대도 대학팀 최초 4강 진출에 도전한다. '칼레의 기적'을 꿈꾸고 있다. 1999~2000시즌 프랑스 FA컵에서 정원사 수리공 등으로 구성된 4부리그의 칼레는 1부리그 팀을 잇따라 꺾으며 결승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칼레의 기적'은 FA컵 이변의 대명사가 됐다. 비록 결승은 아니지만 4강에만 진출해도 FA컵 역사를 새로 쓴다. 그동안 FA컵에서 대학팀이 8강에 진출한 경우는 두 차례 있었다. 1998년 동국대가 대학팀으로는 8강에 최초로 진출했다. 2006년에는 호남대가 8강에 합류했다. 동국대와 호남대는 각각 전남과 인천에 패해 4강 문턱을 밟지 못했다. 영남대가 최초의 기록 앞에 섰다. 김병수 영남대 감독은 "솔직히 프로팀과 기술 차이가 많이 난다"며 실력차를 인정했다. 믿을건 체력이다. 영남대는 8월에 공식 경기 일정 없이 오로지 8강전만을 준비했다. 반면 상대인 성남은 일주일에 2~3경기씩 이어지는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어 체력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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