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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인 매듭 푼 차두리, 노장은 죽지 않았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8-12 07:20


손흥민과 류승우가 뛰는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구단인 바이엘 레버쿠젠이 FC서울과의 친선경기를 위해 입국했다. 레버쿠젠과 경기를 펼칠 FC서울이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독일어로 인사말을 하는 차두리를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다.
레버쿠젠은 30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LG전자 초청 FC서울-바이엘 04 레버쿠젠 친선경기'에서 서울과 맞붙는다. 이번 맞대결은 레버쿠젠의 공식 스폰서 LG전자가 레버쿠젠을 한국으로 초청해 이뤄지게 됐다. 이번 방한에는 로저 슈미트 레버쿠젠 감독과 손흥민, 류승우와 더불어 슈테판 키슬링, 베른트 레노 등 주요 선수들, 코칭스태프 등 40여명이 함께한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7.29/

나이만 노장이다. 그는 청춘이다.

FC서울은 자칫 슬럼프에 빠질 뻔했다. 6일 안방에서 울산에 0대1로 패했다. 홈 3연승과 7경기 연속 무패(3승4무)가 끊겼다. 더 큰 아픔은 6위를 놓친 것이다. 부산 원정길에 올랐다. 클래식에 이어 FA컵, 2연전이다.

분위기가 무거웠다. 10일 20라운드 부산전이 분수령이었다. 자칫 잘못됐을 경우 그룹A를 포기해야 하는 기로였다. 노장이 번쩍였다. 차두리(34·서울)가 꼬인 매듭을 풀었다. 후반 31분이었다. 오른쪽 윙백인 그는 골에어리어 오른쪽 파고들다 넘어졌다. 주심의 휘슬이 울렸다. 페널티킥이었다. 2분 뒤 몰리나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11분 뒤에는 에스쿠데로가 한 골을 더 보탰다. 서울은 부산을 2대0으로 물리쳤다. 승점 25점을 기록하며 5, 6위 울산, 전남(이상 승점 30)과의 승점 차를 5점으로 줄였다.

서울은 정규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FA컵 3개 대회를 소화하고 있다. 이번 달에만 9경기를 치른다. 3경기를 넘었고, 6경기가 남았다. 차두리도 나이가 나이인지라 쉼표가 있다. 그러나 큰 공백은 없다. 지난달 19일 제주와의 원정경기(1대1 무)에서 종아리에 통증을 느껴 전반 28분 만에 교체됐다. 재활치료와 훈련을 거쳐 3일 경남 원정에서 돌아왔다. 교체투입됐다. 울산과 부산전에서는 풀타임 소화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부산전에선 스리백을 잠시 접고 포백으로 나섰다. 차두리는 스리백에선 미드필더, 포백에선 수비다. 간극은 없다. 어떤 역할이 주어지든 거침이 없다.

부산전에서도 그랬다. 최 감독이 경기 도중 차두리를 불렀다. "한 골이면 충분하다. 침착하게 하자." 수비수 차두리가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것으로 화답했다.

지난해 K-리그로 돌아온 차두리는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에너지가 넘친다. 그라운드에선 '기계'다. '차미네이터'는 죽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정규리그 30경기에 출전했고, 올해에는 클래식 20경기 가운데 17경기에 나섰다. ACL과 FA컵을 포함하면 멈춤이 없다. 지난해에는 3개, 올해에는 2개의 도움을 기록 중이다.

최 감독도 후배에서 제자로 바뀐 차두리를 떠올리면 미소부터 보낸다. 그는 "동료였다가 감독으로 두리를 2년째 본다. 그 때나 지금이나 인정하는 것은 한결같다는 점이다. 두리는 아직도 부족함을 느낀다. 축구의 방점을 찍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자기 성찰에 게으름이 없는 선수다. 결국 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며 웃었다. 그리고 "네임 밸류를 봤을 때 영향력이 큰 선수다. 하지만 튀지 않는다. 팀속에 자신을 가두어 둔다. 파이팅도 최고 넘친다. 그만하라고 할 정도"라며 "팀에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넣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서울은 13일 부산과 FA컵 8강전을 치른다. 16일 홈에서 인천(클래식), 20일에는 원정에서 포항과 ACL 8강 1차전을 갖는다. 이어 23일 전북 원정(클래식), 27일 포항과 ACL 2차전(홈), 31일에는 제주와의 홈경기(클래식)가 기다리고 있다.

차두리가 중심이다. 노장의 불꽃은 사라지지 않는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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