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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경쟁' 최강희-황선홍, 그들이 바라보는 상대는?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8-11 07:15



'여유와 신중', 서로를 바라보는 시각차가 명확했다.

99일만에 1위 자리를 탈환한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2위 때와 마찬가지로 '여유'로운 모습을 유지했다. 시즌 내내 '살얼음판' 1위를 질주 중이던 포항의 황선홍 감독은 2위로 내려선 뒤에도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 두 사령탑의 입장 차이는 상대의 전력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시작됐다.

최 감독은 후반기 포항의 약화된 전력에는 기대를,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모습에는 경계심을 동시에 드러냈다. 먼저 최 감독은 "이명주가 적시(?)에 잘 떠나줬다. 명주를 영입한 알 아인(아랍에미리트)에 고맙다. 포항에서 명주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며 미소를 보였다. 포항의 아픔이 곧 전북의 기쁨이었다. 전반기에 이명주가 보여준 활약은 눈부셨다. 11경기 출전 5골-9도움, 매 경기 이명주가 승부의 키를 쥐었다. 물흐르는 듯한 패싱 플레이의 중심에 그가 있었다. 이명주의 공백은 포항의 불안한 경기 운영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예상외로 꿋꿋하게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최 감독은 "포항은 저력과 능력이 있는 팀이다. 명주가 떠난 뒤 불안하기는 하지만 잘 버티고 있다. 꾸준함이 강점이다. 포항과 끝까지 우승 경쟁을 펼칠 것 같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런데 최 감독은 당분간 포항의 성적에는 신경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지금 포항이 잘하느냐 못하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다. 우리가 매 경기 승리를 거두는게 중요하다. 전북이 부상자 없이 시즌을 소화해야 한다. 포항과의 우승 경쟁은 스플릿시스템이 작동 된 이후 5경기에서 신경써도 된다." 다만 한가지, 포항 징크스 탈출은 우승에 앞서 꼭 넘어서야 할 필수 코스다. 그는 "그동안 포항전에서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이 말리는 경우가 많았다. 수비수들이 포항의 미드필드 플레이에 당황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북이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팀내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여유를 보였다.

황 감독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얇은 선수층에 부상자가 나올까봐 불안한 마음으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전북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외국인 공격수 리치와 신형민을 보강하며 우승에 한 발 더 근접한 반면 포항에는 전력 누수만 있었다. 황 감독은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특히 공격 자원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포항이 처한 현실이다. 내부결속에 전력을 쏟기도 힘든 상황인데 걱정거리가 더 늘었다. 우승 경쟁을 펼쳐야 할 전북의 전력이 후반기에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는 "성남전을 봤는데 역시 강했다. 이동국이 빠졌는데도 3골을 넣었다. 신형민이 중원에 가세하면서 더 틈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정점에 올랐다. 굳이 약점을 꼽자면 중앙 수비수의 스피드였는데 이 부분도 최근에는 강해졌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제는 쫓는 자의 입장이 되었지만 불안함은 더 커진듯 하다. 자칫, 미끄러졌다가는 우승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 전북전 무패행진도 마음에 안정을 가져다주지 못하고 있다. 그는 "기세를 탄 팀을 넘어서기는 상당히 어려운 법이다. 이번에 전북을 상대로 무패를 이어갈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황 감독은 매 경기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총력전'으로 저력을 이어가고 있다. "마지막까지 경쟁을 이어가면 승부는 모른다. 작년 경험이 있지 않은가." 지난 시즌 최종전에서 만들어낸 극적인 역전 우승 드라마, 황 감독은 올해도 같은 시나리오를 구상 중이다.

박상경 기자 하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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