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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와 신중', 서로를 바라보는 시각차가 명확했다.
그런데 최 감독은 당분간 포항의 성적에는 신경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지금 포항이 잘하느냐 못하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다. 우리가 매 경기 승리를 거두는게 중요하다. 전북이 부상자 없이 시즌을 소화해야 한다. 포항과의 우승 경쟁은 스플릿시스템이 작동 된 이후 5경기에서 신경써도 된다." 다만 한가지, 포항 징크스 탈출은 우승에 앞서 꼭 넘어서야 할 필수 코스다. 그는 "그동안 포항전에서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이 말리는 경우가 많았다. 수비수들이 포항의 미드필드 플레이에 당황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북이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팀내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여유를 보였다.
황 감독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얇은 선수층에 부상자가 나올까봐 불안한 마음으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전북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외국인 공격수 리치와 신형민을 보강하며 우승에 한 발 더 근접한 반면 포항에는 전력 누수만 있었다. 황 감독은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특히 공격 자원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포항이 처한 현실이다. 내부결속에 전력을 쏟기도 힘든 상황인데 걱정거리가 더 늘었다. 우승 경쟁을 펼쳐야 할 전북의 전력이 후반기에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는 "성남전을 봤는데 역시 강했다. 이동국이 빠졌는데도 3골을 넣었다. 신형민이 중원에 가세하면서 더 틈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정점에 올랐다. 굳이 약점을 꼽자면 중앙 수비수의 스피드였는데 이 부분도 최근에는 강해졌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제는 쫓는 자의 입장이 되었지만 불안함은 더 커진듯 하다. 자칫, 미끄러졌다가는 우승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 전북전 무패행진도 마음에 안정을 가져다주지 못하고 있다. 그는 "기세를 탄 팀을 넘어서기는 상당히 어려운 법이다. 이번에 전북을 상대로 무패를 이어갈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황 감독은 매 경기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총력전'으로 저력을 이어가고 있다. "마지막까지 경쟁을 이어가면 승부는 모른다. 작년 경험이 있지 않은가." 지난 시즌 최종전에서 만들어낸 극적인 역전 우승 드라마, 황 감독은 올해도 같은 시나리오를 구상 중이다.
박상경 기자 하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