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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욱이 터지는 날, 인천이 웃는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8-11 07:14


◇진상욱(가운데). 사진제공=인천 유나이티드

인천 공격수 진성욱(21)의 늦바람이 무섭다.

마수걸이 골로는 성에 차지 않았나보다. 데뷔골이 터지면서 3경기 연속 골맛을 보고 있다. 진성욱은 10일 인천축구전용구장서 열린 경남과의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에서 후반 8분 결승골을 터뜨려 인천의 2대0 완승을 견인했다. 지난 2일 울산전에서 첫 골을 기록하더니, 6일 전남 원정에 이어 이날 또 골망을 갈랐다.

행운의 여신이 미소 지었다. 문전 왼쪽으로 이어진 침투패스를 수비수 마크를 떨쳐내고 잡으려는 순간, 경남 골키퍼 김영광이 뛰쳐 나왔다. 볼은 그대로 김영광의 품에 안길 듯 했다. 젖은 그라운드가 춤을 췄다. 볼은 김영광의 손에서 미끄러지며 진성욱의 가슴을 맞고 흘렀고, 진성욱은 무인지경에서 침착하게 왼발슛으로 마무리했다.

김봉길 인천 감독은 경남전을 앞두고 "최근 진성욱의 활약이 좋다. 후반전에 조커로 투입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전반전을 0-0으로 마치자 후반 시작과 동시에 진성욱을 내보내며 승부수를 던졌다. 진성욱은 단 8분 만에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후반 내내 경남 진영을 휘저었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페널티킥까지 얻어냈다. 이보가 차넣었다. 팀의 2골차 완승을 이끌었다. 진성욱의 환호와 인천 구단 특유의 골세리머니인 뱃고동 소리, 팬들의 함성이 그라운드를 물들였다.

진성욱은 인천 유스팀인 대건고를 졸업한 2012년 곧바로 프로무대를 밟았다. 1m83, 82㎏의 단단한 체구는 팀이 차세대 공격수로 지목되기에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을 넘지 못했다. 데뷔시즌인 2012년엔 단 2경기, 지난해엔 아예 1군 무대에 서지도 못했다. 그저 그런 미완의 대기였다. 절치부심한 올 시즌에도 무색무취였다. 팀 부진까지 겹치면서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울산전에서 그토록 바라던 골을 얻은 뒤부터 한풀이라도 하듯 상대 골망을 가르고 있다.

진성욱과 인천 모두 파죽지세다. 3연승의 인천은 승점 20이 되면서 성남(승점 18)을 제치고 9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지난 2009년 8월 29일 이후 이어진 경남 징크스(11경기 연속 무승·5무6패)도 5년여 만에 털어냈다. 반면 경남은 16경기 연속 무승(9무7패)으로 팀 최다 연속 무승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올 시즌 원정 무승 기록 역시 10경기(4무6패)로 늘어났으며, 승점 15로 꼴찌에 머물렀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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