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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제, 람, 슈바이슈타이거, 뮐러 그리고 괴체의 우승 이야기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4-07-15 06:34


◇미로슬로프 클로제 ⓒAFPBBNews = News1

'원팀' 독일의 우승 뒤에는 사연많은 선수들이 있었다. 이들은 월드컵 우승을 통해 자신의 스토리를 완성했다.

미로슬라프 클로제(36)는 드디어 '골 황제'에 등극했다. 9일 벨루오리존치 에스타디오 미네이랑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4강전에서 자신의 월드컵 통산 16호골을 기록했다. 통산 15골을 기록한 브라질의 호나우두를 제쳤다. 월드컵 최다득점선수로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이름없는 목공이자 아마추어 선수에 불과했던 클로제는 2002년, 2006년, 2010년 대회를 거치며 골폭격기로 재탄생했다. 하지만 하마트면 이번대회는 출전하지도 못할 뻔 했다.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했다. 월드컵을 앞둔 2013~2014시즌 8골에 그쳤다. 독일 내부에서는 클로제 대신 피오렌티나에서 뛰고 있는 마리오 고메스(29)를 데려가야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었다. 하지만 요아힘 뢰브 독일 감독은 "베테랑의 경험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클로제를 선택했다. 클로제는 2골을 넣으며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필립 람 ⓒAFPBBNews = News1
주장 필립 람(31)은 '만능 키'였다. 뢰브 감독은 람에게 수비형 미드필더와 오른쪽 풀백을 번갈아 뛰기를 원했다. 뛰어난 축구 지능과 지구력, 체력이 뛰어난 람만이 가능한 일이었다. 포르투갈, 가나, 미국과의 조별리그와 알제리와의 16강전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중원을 지배했다. 부상으로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사미 케디라의 공백을 잘 메웠다. 케디라가 돌아온 알제리와의 16강전 후반부터 결승전까지는 오른쪽 풀백으로 변신했다. 상대팀의 강력한 공격수들을 모두 지워버렸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AFPBBNews = News1
'독일의 중심'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30)는 '투혼의 아이콘'이 됐다. 연장 후반 4분 아르헨티나의 세르히오 아구에로와의 공중볼 경합 도중 팔꿈치에 얼굴을 맞았다. 오른쪽 눈밑이 찢어지며 피가 철철 흘렀다. 슈바인슈타이거는 마취제도 없이 바로 상처를 꿰메는 응급처치만 받고 다시 들어왔다. 이날 슈바인슈타이거는 볼터치 124회, 패스성공률 90%, 태클 4회 성공 등 메시, 에세키엘 라베치, 곤살로 이과인 등을 막아내는 데 힘을 보탰다.


토마스 뮐러. ⓒAFPBBNews = News1
토마스 뮐러(25)는 '차세대 황제'를 예약했다. 4년전 골든부트(최다득점상)와 영플레이어상을 독식한 뮐러는 이번 대회 7경기에서 5골을 터뜨렸다. 뮐러는 전형적인 스나이퍼형 공격수다. 드리블 돌파보다는 동료들의 패스를 바로 골로 연결하는 스타일이다. 비록 6골을 기록한 하메스 로드리게스(콜롬비아)에게 밀려 사상 첫 두 대회 연속 '골든부트(득점왕)'에는 실패했지만 그의 가치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뮐러가 더욱 주목받는 것은 앞으로의 펼칠 활약때문이다. 아직 25세인 뮐러는 부상 등 큰 변수만 없다면 최소 2번의 월드컵에 더 나설 수 있다. 월드컵 통산 10골을 기록하고 있는 뮐러로서는 2018년이나 2022년 클로제가 가지고 있는 16골의 최다골 기록을 다시 쓸 가능성이 높다.


마리오 괴체. ⓒAFPBBNews = News1
마리오 괴체(22)는 '독일의 미래'로 자리매김했다. 괴체는 결승전 후반 8분 극적인 결승골을 넣었다. 독일대표팀에서도 볼을 가장 잘 다루고 창의성이 넘친다. 마티아스 잠머 독일축구협회 기술이사가 "괴체는 독일 축구 역사에 등장했던 선수들 중 최고의 테크니션 중 1명"이라고 극찬할 정도다. 간결한 볼터치와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고감도 득점력을 자랑한다. 지난시즌 바이에른 뮌헨에서 7개 포지션을 넘나들 정도로 전술 이해력도 뛰어나다. 결승전 결승골 역시 이런 재능의 결과였다. 이번 대회 자신의 2번째 골이었다. 찬란한 미래를 예고했다.

동시에 감동의 아이콘이 됐다. 시상식에서 괴체는 도르트문트 유스팀부터 함께한 친구 마르코 로이스(24)의 '21번' 유니폼을 들고 나왔다. 로이스는 월드컵 개막 직전 아르메니아와의 친선경기에서 발목을 다치며 월드컵에 대한 꿈을 접었다. 괴체는 우승의 순간 함께하지 못한 친구의 유니폼을 내보이며 진정한 우정과 의리를 선보였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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