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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대, 서정원, 닭날개, 치토스' 슈퍼매치의 역사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7-11 07:36



슈퍼매치의 역사는 '지지대 더비'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6년 수원이 창단됐다. 당시 서울은 안양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수원과 안양 사이에는 1번 국도 고개 '지지대'가 있었다. 팬들은 경기를 보러 가기 위해서 지지대 고개를 넘어야만 했다. 이 때문에 '지지대 더비'로 불렸다. 두 팀의 격돌은 K-리그의 격을 한 단계 높였다.

양 팀이 틀어진 것은 1997년부터였다. 창단 첫 해 K-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수원은 코칭스태프 분열 사태를 겪었다. 당시 김 호 감독과 조광래 코치는 불화를 겪은 뒤 1997년 결별했다. 1999년 조 코치는 안양의 감독이 됐다. 두 사령탑의 신경전으로 지지대 더비는 더욱 뜨거워졌다. 실력도 최고였다. 그해 김 감독이 이끄는 수원이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듬해는 조 감독의 안양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999년 두 팀의 치열한 라이벌 관계에 기름을 붓는 사건이 발생했다. 안양 출신인 서정원 감독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를 떠나 국내 복귀를 추진했다. 서 감독은 친정팀 안양 대신 수원을 선택했다. 이는 법정싸움으로까지 번졌다. 안양은 서 감독의 배신에 발끈했고, 이적료 반환을 요구했다. 4년간의 공방 끝에 결국 서울이 승소했다. 안양 팬들의 배신감은 상상을 초월했다. 안양 팬들은 서 감독이 수원 유니폼을 입고 안양종합운동장으로 처음 온 날, 그의 유니폼을 불태우는 '화형식'을 진행했다. 2003년 안양을 떠나 수원으로 이적한 뚜따는 감정이 좋지 않았던 조광래 감독 앞에서 '주먹감자'를 날리기도 했다.

서포터스 사이의 대립도 양 팀의 골을 깊게 만들었다. 2002년 안양 서포터스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살아있는 닭을 던지며 도발했다. 수원은 '치토스 먹는 날'이라는 걸개를 들어올렸다. 안양 치타스를 과자인 치토스에 빗댄 말이었다. 2004년 서울의 연고 이전은 결정적이었다. 수원 서포터스는 서울을 극도로 비난하고 나섰다. 특유의 '안티 응원가'를 부르며 서울을 자극했다. 2006년에는 수원 서포터스가 3층 관중석에 불을 지르는 사건도 발생했다. 2군 경기에서도 대립이 있었다. 2007년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열린 서울과 수원의 2군 경기에서 경기에 뛰던 안정환이 서울 서포터의 인신공격을 견디다 못해 관중석으로 '돌진'했다. 2012년에는 양 팀 프런트간에 주먹다짐이 발생하며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 당시 계속된 수원전 패배로 분개한 일부 서울팬들은 구단 버스 앞에 드러눕기도 했다.

치열했던 슈퍼매치, 이번 대결에서는 어떤 역사가 쓰여질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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