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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커넥션'이 던진 메시지, 한국축구의 미래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07-07 07:35


ⓒAFPBBNews = News1

독일은 사상 첫 월드컵 4개 대회 연속 4강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룩했다. 특히 1934년 이탈리아월드컵 이후 18번의 월드컵에 참가, 8강 진출에 실패한 것은 단 한 차례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게 독일축구가 월드컵 무대에서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 중 하나는 '뮌헨 커넥션'을 꼽을 수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독일 분데스리가 최고의 명문 팀이다. 2002~2003시즌부터 7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2~2013시즌에는 트레블(리그, 유럽챔피언스리그, FA컵 동시 우승)을 달성했다. 올시즌에도 역대 최소 경기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그동안 뮌헨의 힘은 고스란히 대표팀으로 이어졌다. 2002년 한-일 대회에선 4명(올리버 칸, 토마스 린케, 카르스텐 얀커, 옌스 예레미스), 2006년 독일 대회에서도 4명(람, 미하엘 발락, 칸,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4년 전에는 무려 8명이 대표팀을 이끌었다. 골키퍼 한스외르트 부트를 비롯해 마리오 고메즈, 토니 크로스, 람, 홀거 바트슈투버, 토마스 뮐러, 미로슬라프 클로제, 슈바인슈타이거가 주인공이었다.

이번 대표팀에도 7명이나 포진했다. 모두 자신의 몫을 다했다. 소속 팀에서 맡은 역할 그대로였다.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는 잇단 선방과 안정된 수비진 리드로 필드 플레이어들에게 믿음을 줬다. 슈바인슈타이거와 람은 공수 이음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수비 시에는 포백 수비에 합류해 물샐 틈 없는 수비도 펼쳤다. 지난 대회 '골든부트'를 수상한 뮐러는 '명불허전'이었다. 저돌적인 돌파와 날카로운 슈팅으로 공격에 파괴력을 높였다. 토니 크로스는 이름답게 '택배 크로스'를 문전으로 연결했다. 제롬 보아텡은 탁월한 피지컬을 앞세워 상대 공격을 봉쇄했다. 마리오 괴체는 '조커'로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특히 '뮌헨의 아이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대표팀 득점 중 50%(10골 중 5골)를 책임졌다. 뮐러가 4골, 괴체가 1골을 기록 중이다.

'뮌헨 커넥션'이 던진 메시지를 한국축구가 잘 새겨야 한다. 단순히 같은 팀에서 뛰는 선수들의 '원팀'에 대한 기대감이 아니다. '뮌헨 커넥션'이 만들어지기까지 독일 분데스리가의 노력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유럽 3대 리그에 포함되지 못했던 시절을 ?穿爭耭 유럽축구연맹(UEFA) 리그 랭킹 3위 도약에 이어 2위를 넘보고 있다. 내실 강화 프로젝트가 빛을 보고 있다. 선수 영입으로 리그 수준을 끌어올린 잉글랜드와 스페인에 비해 독일은 달랐다. 현재보다 미래에 투자했다. 유소년 육성을 강화했다. 분데스리가는 1~2부리그 모든 팀에 유소년 클럽 운영 방침을 세우고 영건 육성에 힘을 쏟았다. 어렸을 때부터 기본기, 개인 기술 연마와 동시에 세계축구의 흐름을 익혔다. 이것이 선이 굵은 독일축구가 기존 파워에 기술까지 더해진 '만능형 축구'로 변신할 수 있었던 힘이었다. 그 결과 뮐러, 메수트 외질, 괴체, 권도간 등 수많은 테크니션들이 배출됐다. 유소년 육성을 통해 차근차근 성장한 선수들은 자연스런 대표팀 세대교체를 가능케했다.

대표팀에서 국내파가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는 시스템이 정착된 것도 눈여겨볼 점이다. 한국축구는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비율이 높아진 해외파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다. 그러나 브라질월드컵에선 손흥민(레버쿠젠)과 기성용(스완지시티)을 제외하고,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해외파는 없었다. 김신욱 김승규(이상 울산)과 이근호(상주) 등 국내파가 더 높은 평가를 얻었다. 결국 한국축구의 젖줄인 K-리그가 살아나야 한다는 것이 독일대표팀을 통해 입증된 셈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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