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라마단 실천으로 독일 격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6-30 10:41


◇알제리 대표팀 선수단. 포르투 알레그레(브라질)=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종교적 신념 속에 똘똘 뭉친 사막의 전사들이 전차군단마저 넘을 수 있을까.

홍명보호를 제치고 2014년 브라질월드컵 16강에 오른 알제리 대표팀이 라마단을 실천하면서 독일전을 준비 중이라고 주요 외신들이 30일(한국시각) 전했다. 수니파 이슬람 국가인 알제리는 지난 29일(한국시각)부터 라마단 일정에 돌입했다. 라마단은 아랍어로 '더운 달'을 뜻하며, 선지자 무함마드가 천사로부터 '쿠란'에 대한 가르침을 받은 달을 뜻한다. 무슬림(이슬람교도)들은 이 기간 일출에서 일몰까지 의무적으로 금식을 하며 날마다 5번의 기도를 해야 한다. 여행자와 병자, 임산부는 면제된다. 흔히 해외에서 활약하는 무슬림 축구선수들은 여행자로 분류되어 라마단을 건너뛰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무슬림 선수들이 라마단을 철저히 지킨다.

알제리 대표팀은 23명의 선수 모두 무슬림이다. 브라질월드컵이라는 장기 원정을 떠난 이들은 여행자로 분류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라마단 일정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제리 대표팀 주장인 마지드 부게라는 "(라마단 중) 가장 힘든 것은 (낮에) 물을 마실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포르투알레그레는 기온이 낮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식을 연기하는 선수들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라마단을 실천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알제리는 지난 1982년 스페인월드컵 1차리그에서 서독(현 독일)에 2대1로 이겼다. 하지만 서독이 최종전에서 오스트리아에 석연찮은 승리를 거두면서 알제리가 득실차에 밀려 2차리그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알제리 언론들은 이번 16강전을 32년 전의 아픔을 복수할 기회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요아킴 뢰브 독일 대표팀 감독은 "복수라는 말을 좋아하진 않지만, 알제리 선수들에겐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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